한미 간 금리 격차 다시 0.75%p로 벌어져...내년 인상횟수는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
美경제 둔화 징후 반영한 속도 조절이란 관측...트럼프, 앞서 연일 금리 인상 비판
기재부 "美금리인상 따른 국내 시중금리 상향 움직임은 감내할 수준...외환시장도 안정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는 현행 2.00%~2.25%에서 2.25%~2.50%로 올랐다. 올해 들어 3, 6, 9월에 이은 네 번째 인상이다.

미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발표했다. 금리 인상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미 경제 매체 마켓워치는 전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노동시장과 경제활동이 지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노동시장 상황과 인플레이션에 근거해 금리를 인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축소됐던 한미 간 금리 격차(상단 기준)는 다시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연준은 앞으로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으나, 내년부터 통화긴축의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내년도 금리 인상횟수를 기존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통화정책회의 직후 공개된 점도표(dot plot)에서는 FOMC 위원 17명 중 11명이 내년도 금리 인상이 2번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속도 조절은 낮은 실업률 등 실물경제가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 긴축을 뒷받침하지만, 금융시장에서 나오는 통화완화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가에서는 미 경제가 꺾이는 징후가 나타나는 만큼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횟수를 축소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연준도 내년 경제성장률을 소폭 하향 조정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는 기존 2.5%에서 2.3%로 낮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현재 강한 성장과 실업률 감소를 예상하지만 그것이 실현되지 않으면 경로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금리 인상을 강하게 반대한 가운데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 18일 연속으로 트위터를 통해 "달러가 강세이고 실질 인플레이션도 없는데 연준이 또 금리를 올리려 한다", "연준은 의미 없는 통계 숫자만 들여다보지 말고 시장을 피부로 느껴라"라면서 금리 동결을 촉구했다.

한편 우리 정부와 관계기관은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연준의 12월 FOMC 결과에 따른 글로벌 시장 영향과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 상향 움직임은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추가 불안 요인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횟수를 하향 조정한 것은 미국 경제 성장세 둔화를 의미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 금리인상 이외 글로벌 리스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차관은 "미·중 무역갈등이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고 브렉시트도 국내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신흥국 시장 불안이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그간 외국인 자금 유출이 우려됐지만 순유입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해외 투자자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신흥국이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과는 달리 한국은 차별화 모습을 보였다"며 "외환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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