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였던 비정규직 비율 28.6%까지 높아져…'최저임금인상·근로시간단축' 영향
중견-중소기업 '고용의 질' 악화 심각한 수준…비정규직 제로 외친 文대통령 '머쓱'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은 지난 9월 27일 취임식 현장이다.(연합뉴스 제공)

올해 1분기보다 3분기에 계약기간 1년 이상 '상용직 근로자'는 줄고 '계약기간 1년 미만' 기타 근로자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시행하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대비해 기업들이 상용직 근로자 채용을 꺼리고 임시·일용·무급종사자를 모두 포함한 개념인 기타 근로자 채용을 늘리면서 고용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 

1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기준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내국인 채용인원 64만3247명 중 18만4259명이 기타 근로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채용인원의 무려 28.6%가 사실상 비정규직인 것으로 이는 올해 1분기에 22.9%였던 비정규직 비율과 비교하면 5.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고용의 질은 산업별로 따져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해 3분기에 10만7258명을 채용한 제조업에서도 상용직 근로자 채용은 작년 동기보다 2.3% 줄었지만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기타 근로자는 작년 동기보다 20.8%나 증가했다. 상용직으로 채용할 근로자를 임시직이나 일용직 근로자로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3분기에 7만105명을 채용한 교육서비스업은 상용직이 작년 동기보다 14.8%나 줄었고 기타 근로자는 28.6%나 늘었다. 3만6002명을 채용한 숙박음식업에서도 상용직 근로자는 작년 동기보다 1.0% 줄었고 사실상의 비정규직인 기타 근로자는 작년 동기보다 무려 43.4%나 늘었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을 따지지 않고 고용의 질을 낮췄지만 300인 미만을 고용하고 있는 중견, 중소기업이 더 심각한 고용의 질 저하가 일어났다. 

300인 미만의 중견, 중소기업은 올해 3분기에 49만5845명을 채용했는데 상용직으로 채용한 인원은 35만6017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4% 줄었고 기타 근로자는 13만9828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7.7%나 증가했다. 300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올해 3분기에 14만7402명을 채용했고 상용직 근로자가 작년 동기보다 17% 증가했지만 기타 근로자의 증가는 28.7%로 상용직 근로자의 증가분을 압도했다.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외치면서 일자리의 질을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는 오히려 불안정한 일자리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고용노동부 통계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올해 7월과 8월에 연거푸 취업자수 증가 폭이 5000명과 2500명에 그치는 고용참사를 만들어낸 문재인 정부는 지난 10월 일자리 종합 대책을 내놨지만 인턴, 아르바이트 등 계약기간이 6개월을 넘지 않는 단기 일자리를 5만9000개 만드는 것이 전부였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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