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성장동력 확보 관련해 카카오택시·카풀 언급하며 "자신의 이익만 앞세우면 장기적 이익 지켜낼 수 없어"
내년 최저임금 10.9% 인상에 대해선 "분명히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반도체 호황이 끝나는 시점에 대해 위기감을 드러냈다. 또 미래 성장동력인 4차 산업분야의 진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 만찬에서 "지난해 이후 반도체 호황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지만 앞으로 3∼4년 후 또는 5년 후를 내다보면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가 성장세를 지탱하고 있지만 이것도 얼마만큼 지속할지 자신할 수 없다"며 "반도체 경기가 급락하고 일부 어려움을 겪는 업종에서 치고 나가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세계 도처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진전과 함께 미래 경제를 선도할 첨단 기술산업 육성을 위한 혁신과 경쟁이 기업, 국가 차원에서 숨 막힐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향후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더는 대처를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카카오택시와 카풀 등을 언급하며 "새로운 선도산업의 육성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 같이 공감하면서도 이를 위한 규제 완화와 투자 확대는 당사자들의 이해 상충, 기존 사고방식과 관행 등에 가로막혀 그 성과가 미진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 경제 주체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운다면 장기적으로 그 이익도 지켜낼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특정 부문을 콕 찝어 염두에 둔 말은 아니고 원칙적인 입장을 개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프랑스 같은 선진국조차 그렇다. 나라 경제 전체를 위한 합리적 결정을 내려도 그것이 국민들에게 수용되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밝혔다.

내년 10.9%의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는 "최저임금이 올해는 16.4% 올랐고 내년에 10.9% 더 오른다"며 "두 회 연속 두 자리 수 인상은 분명히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다만 "정부가 내년에는 기업에 활력을 넣기 위한 정책을 적극 펼 계획이 있어 부정적 효과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한은이 전망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2.7%에 대한 하향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10월 전망에서 크게 바뀔 것 같진 않다"고 밝혔다. 내년도 물가에 대해서는 "목표로 하는 2% 수준에 못 미쳐도 1%대 중후반의 움직임 보일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대외적인 리스크에 대해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을 꼽았으며, 국내 고령화 속도에 대해선 "두려울 정도로 빠르다"고 밝혔다. 덧붙여 "세계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산업을 빨리 키워야 장기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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