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14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 채택...“北인권 ICC회부-책임자 처벌” 권고
유엔총회, 14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 채택...“北인권 ICC회부-책임자 처벌”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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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모든 인권유린 중단하고 정치범 수용소 즉각 폐쇄 및 모든 정치범 석방해야”
5번째 표결 없이 컨센서스 형식으로 채택
김성 주유엔 北대사 “북한인권결의안은 적대세력의 정치적 음모”
수잔 솔티 “트럼프·문재인 대통령, 北과 회담서 북한인권문제 제기해야”

북한정권의 인권유린에 대한 책임 규명과 처벌을 강조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이 17일(현지시간)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채택됐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4년째다.

유엔총회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합의)로 채택했다.

올해 결의안은 북한인권에 특별한 진전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큰 틀에서 지난해 결의안의 기조와 문구를 사실상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결의안은 “북한에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유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2014년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가 보고서에서 지적한 고문과 비인도적 대우,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적법절차 및 법치 결여,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를 거론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북한정권이 반인도 범죄에 해당하는 범죄 등 인권유린 책임자들을 기소하지 않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국제사회는 그 같은 범죄가 처벌 받지 않고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의안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반인도적 범죄에 ‘가장 책임 있는 자’를 겨냥한 맞춤형 제재 개발을 검토하는 등 북한인권 유린의 책임규명과 처벌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가장 책임있는 자’와 ‘북한 지도층’은 사실상 북한 김정은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인권 상황의 ICC 회부와 책임자 처벌이라는 표현은 2014년부터 5년 연속 포함됐다.

북한정권에 대해서는 모든 인권유린을 중단하고 정치범 수용소를 즉각 폐쇄한 뒤 모든 정치범들을 석방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결의안은 안보리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토의를 지속할 것을 권장했다.

북한의 해외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선 지난해 12월에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의 ‘2년 이내에 (북한으로) 귀환 조치토록 한다’는 내용을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올해 결의안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들어갔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 등을 통해 조성된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 기조를 환영한 것이다.

남북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도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에 주목하고, 2018년 8월 남북 이산가족상봉 재개를 환영하며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환영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북한인권결의안은 지난달 15일 유엔총회 인권담당인 제3위원회에서 컨센서스로 통과됐고, 이날 유엔총회 본회의에 그대로 상정돼 다시 채택됐다.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컨센서스로 채택된 것은 지난 2012~2013년과 2016~2017년에 이어 올해로 5번째다. 컨센서스는 투표를 거치지 않는 의사결정 방식이다. 개별국가들이 합의에 불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장일치와는 다르다. 북한의 참혹한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전반적인 부정적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인권결의안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유엔주재 유럽연합(EU)과 일본 대표부가 회원국들의 의견을 반영해 작성을 주도했다.

한국정부는 2008년부터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올해도 총 61개 공동제안국의 일원으로 결의안 채택에 동의했다. 한국정부는 북한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 나간다는 기본 입장에서 컨센서스에 동참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5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컨센서스 형식으로 채택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반발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이날 결의안 채택 전 발언을 통해 강력 반발했다.

김 대사는 이번 결의안이 북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북한의 정치 사회제도를 전복하려는 적대세력의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하면서 결의안을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거부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 등 일부국가들은 개별국가의 인권문제를 다루는데 반대한다는 이유를 들어 북한인권결의안에 ‘합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결의안 작성을 주도한 일본에 대해서도 “(2차 세계대전) 전범 국가인 일본이 인권을 언급하는 것이 놀랍고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수단은 이날 북한인권결의안 초안 내용 중에서 북한의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을 유엔 안보리에 권고하는 조항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찬성 19표, 반대 95표, 기권 43표로 부결됐다.

한편 미국의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유엔총회가 14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환영했다.

워싱턴의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솔티 대표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유엔총회가 이날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솔티 대표는 “북한에서 심각하고 중대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음을 국제사회가 계속 확인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북한에서는 지금도 매일 주민들을 상대로 한 인권참사가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이 결의안을 통해 이 같은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결의안 통과에 만족하지 말고 유엔이 지적하는 중대하고 심각한 북한인권 문제에서 일부 진전이 이루어지도록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북한주민들에게 초점을 맞춰 계속 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VOA에 유엔총회가 3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합의방식으로 채택한 것은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모두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표결 없이 채택된다는 것은 폭넓은 합의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유엔총회에서 쟁점 사안일 경우 표결을 요청하는 나라들이 종종 나오지만 그 동안 북한인권결의안은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북한도 표결을 요청할 경우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민망한 결과가 나올 것을 우려해 표결 자체를 요청하지 않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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