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서울시교육청-25개 자치구 모두 연계된 혁신학교 간단치 않다

혁신학교 임의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가졌다.(윤희성 기자)
가락초-해누리초·중 혁신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17일 오후 7시 가졌다.(윤희성 기자)

혁신학교를 둘러싼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과 서울시 송파구민들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17일 오후 7시 송파구에 내년 3월 개교하는 가락초, 해누리초, 해누리중 등 3개 학교의 예비학부모들은 조 교육감이 해당 학교를 혁신학교로 개교하려 한다며 이에 반대 의사를 피력하는 동시에 조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가졌다. 

이들 학부모들은 조 교육감이 해당 학교를 혁신학교로 임의 지정한 것을 철회하라고 지난 3월부터 요구했고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300명이 모여 혁신학교 임의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그리고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릴레이 집회를 이어가면서 12일 조 교육감과 서울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서 면담을 가지기도 했다.

이런 학부모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4일 이들 3개 학교를 내년 3월 혁신학교로 개교하려던 당초 계획을 일부 변경해 내년 3월이 아닌 2020년 3월에 혁신학교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송파구민들의 저항에 1년간 판단을 유예했다. 

학부모들은 조 교육감이 혁신학교를 공식적으로 포기하고 가락초, 해누리초, 해누리중 등 3개 학교를 확실히 일반학교로 올해 3월부터 개교해 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은 1년간 혁신학교 지정을 유보한 것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들 3개 학교를 혁신학교가 아닌 '예비혁신학교'로 1년간 둘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일반학교로 개교한다고 명시하면 될 일을 '예비혁신학교'라는 이름으로 두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예비혁신학교는 혁신학교로 가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학부모들은 "현재 서울시교육청이 3개 예비혁신학교를 특정 성향의 교사들로 구성해 혁신학교를 밀어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에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특정 성향의 교사들은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예비혁신학교가 반드시 혁신학교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1년간 일반학교와 동일하게 방식으로 운영되다가 1년 뒤에 교직원, 학부모, 학생들의 동의를 구해 50% 이상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냥 일반학교로 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지금처럼 학부모들이 반대의견을 계속해서 피력한다면 혁신학교가 될 가능성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교원으로 능력이 떨어지는 일부 전교조 교사들이 혁신학교에 집중적으로 포진하는 문제와 이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을 어떤 방식으로 안심시킬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전교조 교사들이 혁신학교를 선호하는 것을 통제할 방법은 현재까지는 없다"며 "자발적으로 생긴 교원 내부 조직인 전교조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삼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혁신학교가 단순히 서울시교육청이 주도하는 사업이 아니라 서울시와 서울의 25개 자치구가 연계된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일환이기에 간단한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작년까지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자유한국당 구청장이 있던 중량구, 강남구, 송파구 등 3개를 제외한 22개 자치구는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에 조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마을사업과 조희연 교육감의 혁신학교와 연계된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에 조인하면 자치구는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는다.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중량구, 강남구, 송파구 등도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당선되면서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신청을 준비하고 있고 유일하게 자유한국당 소속 조은희 구청장이 이끄는 서초구 경우는 작년에 일찌감치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에 조인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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