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출신 머레이 감독, 카톡 프로필 메인사진 '늑대사진'으로 교체 이유는?
北선수, 3명 '붙박이'… 우리 대표팀 멤버 '희생' 불가피

사라 머레이(Sarah Murray)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연합뉴스 제공)
사라 머레이(Sarah Murray)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남북단일팀 결정이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4년차 감독인 사라 머레이(30)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캐나다 출신인 머레이 감독은 지난 20일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 사진을 바꿨다. 코리아(KOREA)라는 글자를 가슴에 새긴 늑대들이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사진에는 '우리는 맹수인가, 아니면 먹이인가?(Are we predators or are we prey)'라는 글도 있다. 

프로필 배경 사진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을 가슴에 새긴 늑대들은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을 의미하고 이들이 정치적으로 희생당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사라 머레이 감독이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사진에 올린 늑대 사진.(사라 머레이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 사진 캡처)

 

머레이 감독은 지난 2014년 선수생활을 마치고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자신만 믿고 4년간 달려온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도 등장했다.  

머레이 감독은 요즘 외부 접촉을 끊고 두문불출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언론들의 인터뷰 요청도 모두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단일팀에 대해서 머레이 감독이 남긴 이야기는 지난 16일이 마지막이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머레이 감독은 "우리 전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북한 선수를 올림픽 20여일을 앞둔 시점에서 갑자기 엔트리에 포함시키는 건 위험하다"며 "현재 북한 선수 중 우리 선수들을 압도할 수 있는 선수는 없고 (북한 선수를 기용하라는) 압박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문재인 정부와 북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재한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에서 북한 선수 12명을 우리 대표팀에 합류시키는 것과 3명의 북한 선수를 경기에 출전시킨다는 것을 결정했다.

4년간 대표팀을 이끈 머레이 감독과는 상의도 없이 12명의 선수를 추가로 합류시킨 것이다. 게다가 선수 기용의 권한을 쥔 감독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3명의 북한 선수를 경기에 출전시켜야 한다는 결정을 했다.

현재 대표팀에는 23명의 선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북한 선수 12명이 합류한다. 남북 단일팀 규모가 총 35명이다. 아이스하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총 22명이다. 실력이 뛰어난 우리 선수들의 희생을 불가피한 상황이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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