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 "우리사회는 이렇게 존경스러운 사람 경험 못해"...북한 체제 대놓고 옹호하며 김씨 일가 찬양
"이순신 장군 만든 '거북선', 세종대왕 만든 '신기전'...김정은이 개발한 ICBM과 비슷한 것"
"ICBM 만든 것 몇백 년 후에 역사서는 뭐라고 기록할 것인가, 위인의 행보로 남을 것"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사진=연합뉴스)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4년 '종북 콘서트'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14일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 기념 특별 대담:북한 지도체제에 대한 이해와 오해'에 참석해 '김정은 찬양'과 '북한 체제 옹호' 발언을 노골적으로 쏟아냈다.

황씨는 이날 "우리 사회(대한민국)는 이렇게까지 존경스러운 사람(김정은)을 경험해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라며 김정은을 우리 역사의 대표적 위인인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에 비유하는 궤변을 서슴지 않았다.

황씨는 대담에서 "이순신 장군은 일본과 외세에 맞서 나라를 지키려고 거북선을 백성과 함께 만들어 (지금) 엄청나게 찬양한다. 세종대왕도 '신기전'을 만든 것이 큰 업적이라고 한다"며 "지금으로 말하면 (김정은이 개발한) ICBM"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세종 때 만들어진 로켓 추진 화살 '신기전' 처럼 ICBM을 만들어 이순신처럼 외세(미국)에 맞섰다는 괴상한 논리다.

이어 "이것(ICBM)을 만든 것을 굉장히 큰 업적이라고 하는데 이 시대를 과연 몇백 년 후에 역사서는 뭐라고 기록할 것인가"라며 "통일을 위한 두 분 정상(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행보는 과연 위인의 행보로 남을 것인가 말 것인가는 생각해보면 너무나 이야기할 것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위대한 시대에 위대한 인물들과 역사적 순간을 살고 있어 놀랍다"고 목소리 높였다.

황씨는 또 "북한에 대해 '우상화'나 '세습'을 따지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일 수 있다. 인민이 바라는 것을 완수해내는가가 중요하다"며 "우리 사회에서는 이렇게까지 존경스러운 사람(김정은)을 경험해본 적이 없지 않으냐. 그러다 보니 우리가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사이비 종교밖에 없는 것"이라고 북한 체제를 대놓고 옹호했다.

황씨는 그러면서 김씨 일가의 3대 세습에 대해 '수령 옹립(擁立)’이라는 북한식 논리를 그대로 전달하며 옹호했다. 황씨는 "1998년 방북(밀입북)했을 때 북의 친구한테 당돌하게 '세습왕조라는 비판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며 "그 친구는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서거하고 나라가 어려웠는데, 이분(김일성)이 아니면 국가가 쓰러졌을 수도 있다. 가장 능력 있는 사람이 지도자를 하는 게 맞지, 누구의 아들이어서 안 된다는 건 정치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거다. 우리는 세습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인민이 옹립한 것'이라고 얘기하더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최악의 인권탄압국으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서도 1998년 밀입북 경험을 얘기하며 북한의 선전 논리를 답습했다. 그는 "북한의 친구에게 인권에 대해 물었더니, '무상 의료, 무상 주택, 무상 교육도 못하는 나라(남한)가 무슨 인권을 이야기하냐'라고 말해서 '아, 그런가'했던 적이 있다"고 얘기했다.

한편 이날 '특별대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 평화이음 환영위원회'라는 단체가 주최했다. 이 단체는 황씨가 이사로 있는 민간단체 '평화이음' 주도로 9개 단체가 모여 지난달 23일 출범했다. 대담엔 황씨와 함께 북한 정치학 박사인 김광수 씨가 참여했다. 김씨는 이적단체 확정 판결을 받은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 2기 정책위원장 출신으로 현재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을 맡고 있다. 대담엔 50여 명이 자리를 채웠고, '김정은 찬양' 단체인 '백두칭송 위원회'와 '위인맞이 환영단'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의 '종북주의자'로서 행적은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고 다양하다. 황씨는 1998년 8월 한총련 대표로 평양에서 열린 '8·15 통일 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정부 승인 없이 방북했다. 그해 11월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고,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와 회합·통신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05년에는 '아리랑 축전'을 관람하겠다며 만삭의 몸으로 평양에 갔다가 그 해 10월 10일 평양산원에서 딸까지 출산했다.

2014년 하반기에는 재미교포 신은미 씨와 개최한 '토크 콘서트'에서 북한 체제를 미화했다는 '종북 콘서트' 논란이 제기돼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6년 2월 법원은 황씨에게 2010년 이적(利敵)단체인 '남북공동선언 실천연대' 행사에서 사회를 맡아 한 발언과 이 자리에서 '평양으로 가자' 등의 자작시(時)를 낭송한 것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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