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기업·국민 한 뜻으로 우승 응원
박항서, 2017년 10월 부임…역대 성공적 행보로 베트남 '국민 영웅' 취급
말레이시아와 2차 결승전, 베트남 하노이서 열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6일 필리핀 대표팀을 꺾고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2018 결승에 진출하자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 앞에서 축구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6일 필리핀 대표팀을 꺾고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2018 결승에 진출하자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 앞에서 축구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정상에 도전한다.

베트남은 15일 오후 9시30분(이하 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와 2018 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을 치른다. 지난 11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결승 1차전은 2:2 무승부였다. 베트남은 2008년 AFF 정상에 오른 적이 있지만, 10년 동안 우승컵은 물론 결승 진출도 경험하지 못했다. 1차전이 끝난 후 돌아오는 박 감독을 수백명의 베트남 축구 팬들이 환영했다.

귀국길을 전한 베트남 언론들은 "박 감독은 선수들이 입국 절차를 빨리 마칠 수 있도록 입국 심사 대기 맨 끝줄에 섰다"고 전했다. 베트남 네티즌들은 '박항서는 베트남의 아버지' '존경할만한 지도자'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베트남은 이미 '박항서 매직'에 빠져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그동안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먼저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열린 태국과의 M150 CUP U-23 국제 토너먼트 3·4위 결정전에서 10년 만에 태국을 꺾으면서 주목받았다. 이어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축구사상 처음으로 호주를 꺾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여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는 준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6일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2018 준결승 2차전에서 2골을 잇달아 넣자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운데)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 사람들과 악수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6일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2018 준결승 2차전에서 2골을 잇달아 넣자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운데)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 사람들과 악수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베트남 총리도 '박항서 매직'에 동참했다.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는 베트남이 AFF 결승에 오르자 대표팀에 "10년을 기다려온 결승이다. 열심히 싸워 승리해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베트남 기업들도 박 감독과 대표팀을 영웅 대접하고 있다. 베트남 항공은 에어버스 A350 최신기를 특별기로 제공했고, 베트남 최대 자동차 회사인 타코는 선수단에 10억동(약 4,800만원), 박 감독에게만 5만 달러(약 5,600만원)의 포상금을 약속한 바 있다. 이외 다른 기업들이 내건 포상금까지 합하면, 전체 포상금 규모는 511억 동(약 24억 6,800만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베트남은 오는 15일 하노이에서 열리는 결승 2차전에서 0:0이나 1:1로 비기기만 해도 정상을 차지할 수 있다.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서다. AFF 스즈키 컵은 격년으로 열리는데, 결승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른다. 앞선 7번의 결승에서 6번은 1차전 승리 혹은 무승부를 기록한 팀이 우승했다.

오는 2차전은 베트남 TV광고료 신기록을 기록하고, 경기 장면을 직접 보려는 팬들 덕분에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는 상이군인 수백명이 베트남 축구협회로 몰려가 입장권을 받겠다는 약속을 받고 물러났다. 이에 베트남 공안(경찰)과 하노이, 호찌민 시 당국 등은 무장 병력 배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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