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유지됐던 보위부 배급 중단... 北 체제안보 이상 징후?

탈북 대학생들이 재연하는 꽃제비들의 삶탈북 대학생들이 재연하는 꽃제비들의 삶: 2017년 2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2017 와글바글 장마당'행사에서 탈북 대학생들로 구성된 공연팀이 꽃제비들의 생활을 다룬 재연극을 선보이고 있다(연합뉴스).
탈북 대학생들이 재연하는 꽃제비들의 삶탈북 대학생들이 재연하는 꽃제비들의 삶: 2017년 2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2017 와글바글 장마당'행사에서 탈북 대학생들로 구성된 공연팀이 꽃제비들의 생활을 다룬 재연극을 선보이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에서 가장 확실하게 배급을 보장받았던 보위성에 대한 식량배급이 두 달째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체제를 떠받치는 전위기관인 보위성에 대한 배급은 어떤 경우에도 중단된 적이 없었는데 이번 배급 중단사태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자유아시아(RFA) 방송은 21일 북한 소식통의 입을 빌려 “지난해 12월부터 지방 보위부원들에게 식량배급이 중단됐다”며 “이번 식량공급 중단이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보위부원에 대한 식량배급 중단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보위성은 내부의 불순세력과 반당반공화국 암해책동분자들을 색출하기 위해 고위층과 외교관, 무역관계자들을 포함해 간부들과 탈북자들을 감시, 통제할 뿐 아니라 국가보안성까지도 통제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권력기관이다.

소식통은 “북한은 국가보위의 최전방을 지킨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보위부원들의 식량은 국가에서 책임지고 보장해왔다”며 “하지만 작년 12월 도내 구역보위부에 대한 식량배급이 갑자기 끊긴 후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1990년대 중반 극심한 식량난을 겪으면서도 사법기관에 대한 배급은 한 번도 끊이지 않았다”면서 “사법기관에 대한 배급을 중단하면 체제안보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배급을 유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대량 아사가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유지됐던 보위부 식량배급이 갑자기 중단된 것으로 확인돼 사회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며 “체제 유지의 최첨병인 보위원들에 대한 식량공급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청진시 라남구역 보위부가 두 달째 식량공급을 못 받고 있다”며 “타 구역에서도 보위부의 식량공급이 끊겼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술렁이고 있다”고 밝혔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은 전했다.

소식통은 “작년에는 군량미 부족분을 군부대 자체로 해결하라고 지시하더니 올해엔 보위부 배급도 자체로 해결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보위원 가족들은 배급조차 해주지 않으면 뭘 먹고 일하라는 말이냐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일반주민들은 국가안전보위성의 막강한 권한에 비추어볼 때 보위원들에게 식량배급이 제대로 안 될 경우 보위원들이 먹고살기 위해 인민들을 더욱 괴롭히고 불법행위에 적극 가담할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