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악마화하지 말고 공감하는 전향적 자세 가져야...”
“평화 원하면 전쟁 아니라 평화 준비하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13일 김정은 답방과 관련해 “답방 시점이 그리 중요한 것을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평화를 원하면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준비하라”며 “북한을 타성에 젖은 ‘악마화’의 시각에서 보지 말고 헤아림을 통해 공감하려는 전향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대북제재 완화를 해줘야 평화가 온다는 의견을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오후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전북겨레하나의 초청으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답방하면 성과를 가지고 돌아가야 하는데 그런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 아니겠냐”고 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남북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며 8가지 평화의 규칙을 제시했다. 이들 원칙은 지난 8월 문 특보가 대담집 ‘평화의 규칙’에서 밝혔던 것들이기도 하다.
첫째 “평화를 원하면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준비하라”며 “전쟁을 준비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남북평화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역지사지가 평화의 기본”이라며 “북한을 타성에 젖은 ‘악마화’의 시각에서 보지 말고 헤아림을 통해 공감하려는 전향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셋째 대북제재 완화다. 그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이 패전국인 독일을 과도하게 핍박해 경제가 악화하며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고 말았다”며 “미국과 우리가 북에 대해 제재 완화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경제가 곧 평화”라고 강조했다.
넷째 신뢰와 선공후득(먼저 제공하고 나중에 얻는다)이다. 그는 “보수언론이 ‘퍼주기’라고 공격하지만 우리가 펌프에서 물을 빼낼 때도 마중물이 있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섯째 ‘상식과 순리’다. 그는 “상대는 군사훈련을 못 하게 하면서 우리는 하겠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밖에도 문 특보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실사구시’, 분단과 대립 또는 불신과 적대의 과거에서 벗어나 우리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상상력’, 아울러 상대방에 대한 ‘칭찬’도 요구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