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협상에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포함되지 않아...”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연합뉴스)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연합뉴스)

한미 연합훈련 유예 여부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랜달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밝혔다. 또한 비핵화 협상에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포함되지 않으며 한미동맹의 역할을 한반도는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등 주요 한미 연합훈련의 유예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밝혔다. 그는 미 국방부 대표로 미북 실무회담에 참여했으며, 지난 5월과 7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보좌해 북한을 방문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13일 보도된 일본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봄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과의 핵 협상 상황을 기반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는 국무부의 판단을 지켜본 뒤 추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짐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달 말 내년 봄에 시행될 예정인 독수리훈련과 관련해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재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미 국방부는 국무부의 대북 외교를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선박 간 불법 환적 차단과 같은 대북제재 이행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비핵화 협상에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인사 중 주한미군 감축 계획을 언급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또한 동맹국 한국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즉각적인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 이상의 목적이 있다고 했지만 감축을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는 설명이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지금까지 내린 결정은 외교적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협상 진전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지만 주한미군 병력 규모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주한민군의 최우선 순위는 한국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과 영토를 보호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상황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엔 “협상은 미 국무부가 이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북한과 대화가 진행 중이고 남북 간 신뢰구축 조치가 일부 이뤄졌지만 북한이 재래식 무기 역량을 축소하지는 않았다”며 “이는 여전히 중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또한 슈라이버 차관보는 한미동맹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지역과 국제 문제와 관련해 공동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20세기와 21세기 주요 전쟁에서 함께 싸워왔다”며 특히 한국이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에 세 번째로 많은 지원을 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한미동맹은 한반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