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4조 어기고 있다"라며 서울 시내에 태영호 수배지 붙이기도

서울 시내에 붙은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 수배지. (사진 = 백두수호대 페이스북 캡처)
서울 시내에 붙은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 수배지. (사진 = 백두수호대 페이스북 캡처)

북한 김정은의 서울 방문을 환영한다며 만들어진 친북(親北) 단체인 ‘백두수호대’ 회원들이 13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 공사를 비호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태 전 공사에게도 “반드시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협박했다.

백두수호대 회원 4명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 모여 ‘남북정상회담 방해세력 자유한국당 규탄 집회’를 열고 “태영호 비호하는 한국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선언했다. 백두수호대는 20~30대 청년들이 모인 단체로, 페이스북을 통해 활동 내역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태영호 감싸안는 자유한국당 규탄한다’는 피켓을 들고 검은 옷,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집회를 진행했다. 외치는 구호는 “남북정상회담 방해하는 태영호는 당장 나와라” “분단적폐 태영호는 경거망동 말라”였다.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도 “한국당과 태영호가 손잡고 쏟아내는 반(反) 통일적 망언은 자주통일 시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백두수호대는 지난달 21일 만들어진 후 지속적으로 태 전 공사를 협박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태 전 공사에게 보낸 메일 5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백두수호대 회원들도 “태영호를 봤거나 위치를 아는 분은 연락 달라. 우리가 만나 담판을 짓겟다”라며 “(태 전 공사의) 소재를 찾을 때까지 경고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두수호대는 지난 12일부터 태 전 공사의 강연활동 등을 ‘테러’로 규정하며, 서울 시내에 수배 전단을 붙이고 있다. ‘지명수배 전단지’에는 이들의 연락처와 태 전 공사의 얼굴이 붙어있다. 또 “검증되지 않은 사실로 북측을 비난하며 헌법 4조를 위반하고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범행을 일삼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백두수호대는 지난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그려진 ‘서울남북정상회담 방해세력 수배’ 용지를 붙여왔다.

자유청년연합과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 등 일부 우파 시민단체는 백두수호대를 비롯해 ‘김정은 서울방문 환영’을 기치로 하는 종북 단체들을 경찰·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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