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원내사령탑 오르자마자 "인적쇄신하면 對與투쟁력 약화돼"
金, "원래 가장 강력히 요구받은 게 인적쇄신…이번엔 1차작업일 뿐"
나경원에 표 몰아준 親朴 내부선 "비대위 인적쇄신 당장 그만두라"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역점 추진 중인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인적쇄신 활동에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었다. 원내사령탑이 교체되자 마자 현역 의원 당협위원장 교체가 포함된 인적쇄신을 두고 당내 '투톱'간 갈등이 발생하는 양상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한국당 비대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적쇄신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저는 (의원) 112명을 모시고 싸워야 한다"면서 "군사 한명 한명이 중요한데 이 숫자가 줄어드는 것도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어떻게 보면 우리 당의 단일대오를 흐트러뜨릴까봐 걱정된다"며 "그 시기가 지금이 적절한지도 의문"이라고도 했다.

조강특위가 당무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당협위원장에서 현역의원을 배제하는 것과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직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그는 "의원들이 끝까지 대여투쟁의 단일대오를 갖춰야 하는데 지금 인적쇄신을 지나치게 많이 했을 경우 우리의 대여투쟁력이 많이 약화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동안 수차례 김 위원장에게 이런 뜻을 전달했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인적쇄신 문제에 있어서는 '갈 길 가겠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중에 할 것은 나중에 할 것 대로 있고, 지금 할 것은 지금 할 게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원래부터 제게 가장 강력하게 요구했던 것이 인적쇄신"이라며 "1차는 이번에 하는 것(당협위원장 교체)이고 2차는 전당대회, 3차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4차가 2020년에 있을 국민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1~4차까지 인적쇄신은 계속되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나중에 할 것'이 있고 '지금 할 것'이 있다"면서 "한국당 인적 쇄신 프로세스 중 이번이 1차 시작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당 조강특위는 이르면 14일,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당협위원장 교체 등 인적쇄신 작업의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조강특위의 활동 결과 보고를 바탕으로 당협위원장 교체, 바른미래당 의원 영입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아직 조강특위가 그동안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전혀를 못 받았다. 일단 내일 늦게쯤 조강특위 발표를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우선 그 결과를 보고난 다음에 어떤 지역에 어떤 분을 모실지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월11일 실시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오른쪽)는 정우택 전 원내대표(왼쪽)를 비롯한 친박(親박근혜)계의 표를 대거 흡수해 당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인적쇄신 작업 지지측과 반대측 간 공방도 계속됐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 지지를 받은 나 원내대표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돼 당내 민심이 확인된 만큼 비대위는 인적 쇄신 작업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계 중진 정우택 의원(청주시 상당구·4선)이 물밑에서 나 원내대표를 전폭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우택 의원은 '비대위 조기 종식' 및 '조기 전당대회'를 앞장서서 주장해 온 인물이다.

이에 대해 조강특위 핵심 관계자는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 때 당을 쇄신하겠다고 만든 것이 비대위"라며 "그런데 원내대표가 새롭게 바뀌었다고 인적 쇄신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이날 '문화일보'가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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