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퇴임 후 중앙일보와 인터뷰서 원내협상 관련 소회 밝혀
"대통령 순방중 그 비서가 전방부대 시찰하고, 외국 요인 장관대신 만나더라"
"박원순 보수정부 7년간 먹여살린 좌파인사들, 고용특혜 국조 극력 저지했다"
서울교통公 등 국조 관철 배경엔 "홍영표만의 결단 아니었을 것" 靑 배후 지목

김성태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부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임기를 마친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구을·3선)이 원내대표 재임 중 겪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2인자"라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에 가진 영향력이 최소 30%는 넘어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성태 의원은 13일 보도된 중앙일보 강찬호 논설위원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김성태 의원은 '청와대에서 누가 제일 실세인 것 같나'라는 질문에 "문재인 정권의 2인자는 임종석 비서실장이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대통령 유럽 순방 도중 그 비서가 선글라스 끼고 전방부대 시찰하는 게 말이 되나. 또 외국 요인이 서울에 오면 해당 부처 장관이 아니라 임 실장과 만난다. 여야정협의체가 일정을 못 잡고 공전했을 때도 임 실장 판단으로 해결됐다"고 일련의 정황을 짚었다.

또한 "아랍에미리트(UAE)와 외교 갈등이 터지면서 우리 당이 정부를 맹공했을 때도 날 찾아온 사람은 임 실장이었다"며 "나랑 1시간 30분이나 얘기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야당 원내대표 방에 찾아 와 그렇게 오래 얘기한 적이 없다. 그만큼 중요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UAE와 관계를 둘러싼 불화설, 이후 부자연스럽게 잦아진 외교 왕래에 대해선 "대한민국이 국익을 위해 부수적으로 군사협력을 약속하고 문제 없이 이행해왔는데 돌연 문재인 정부가 괜한 문제를 삼으며 난리를 자초한 것"이라며 "UAE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의 내년 초 방한까지 추진되고 있지 않나. 얼마나 마찰이 심각했으면 이러겠나. 현 정부의 아마추어 이념 외교가 빚은 대참사"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합의를 관철한 배경에 대해선 "정치적으로 들여다 볼 측면이 많다"면서 "내가 협상하면서 보니까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주당에 가진 영향력이 최소 30%는 넘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박 시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7년간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좌파 인사들을 먹여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수 정부 치하에서 갈 곳 없어진 이들을 서울시 산하기관에 취직시켜 살려준 것"이라며 "이들이 박 시장 원군이 돼 고용특혜 국정조사를 극력 저지했다. 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을 포함해 죄다 민주당 사람들이다. (내 협상 상대인) 홍영표 원내대표가 힘들었을 수밖에 없다"고 소회했다.

그럼에도 고용세습 국조 합의가 이뤄진 데 대해 '청와대 뜻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김 의원은 "홍영표 원내대표가 협상 도중 날 찾아와 '최종 조율을 위해 이틀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되겠구나' 하는 감이 오더라. 그 혼자만의 결단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마침 시점이 문 대통령이 (고용세습 등) 사회적 비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직후였다. 거기에 답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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