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제조 2025 대체하는 새 프로그램은 외국기업들의 더 많은 참여 담아"
중국의 실질적 변화보다 보여주기식 변화일 수 있다는 회의적 시각도
로스 장관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중국제조2025' 아닌 기술기밀 훔치는 행위"
시진핑 "중국의 개혁개방 여정은 전방위적...타국과 협력·상생을 견지"
중국이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 해결을 위해 개방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공식적으로는 개방을 강조하고 공정한 경쟁을 표명하고 있지만, 중국의 이같은 태도의 변화가 미국과의 분쟁을 회피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변화에 그칠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중국이 첨단 제조업 육성책인 '중국 제조 2025'를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제조 2025'는 항공우주·정보통신기술·로봇공학·산업기계·신소재·전기차 등 중국의 차세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다. 그동안 미국은 이 분야와 관련해 중국의 미국 지식 재산권 침해 행위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하며 중국을 압박해왔다.
'중국제조 2025'를 대체할 새 프로그램은 첨단 제조업을 지배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낮추고 외국기업들의 참여를 더 많이 허용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현재 중국이 고려 중인 것은 기존 정책에서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 목표를 낮추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제조 2025'에서는 중국산이 차지하는 핵심 부품 비중을 2020년 40%, 2025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낮춘다는 것이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대체하는 새 정책을 미·중 간 무역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초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어 중국은 국영기업과 일반 기업, 외국 기업 간 '경쟁 중립'(경쟁 균형·competitive neutrality)의 개념에 기초한 공정경쟁 정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은 그러나 중국 측의 '중국제조 2025' 대체 또는 수정 계획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실질적인 변화보다 '보여주기식'(cosmetic) 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는 '회의적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로스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중국제조 2025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에 대한 미국 측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첨단기술에 더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정말로 반대하는 것은 기술기밀을 훔치거나 기술이전을 강요하는 따위의 행태"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중국제조 2025'의 문제는 중국의 급속한 기술발전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이뤄지는 불공정행위라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는 운동장이 평평하다면(경쟁조건이 공정하다면) 중국과 정면으로 맞서 경쟁하는 데 완전히 찬성한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도를 막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강제이행 메커니즘'을 들었다.
그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저지른 실수의 일부는 중국이 서방의 통행규칙을 따를 것이라는 생각을 토대로 중국을 받아들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중국이 규칙을 따르지 않을 경우에 사용할 실질적인 강제이행 메커니즘을 도입하지 않은 게 실수"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개혁개방으로 상생 협력을 실현하겠다며 지속적인 개방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과 스파이, 해킹 사건 등을 들추며 중국을 강도 높게 압박하자 대외 개방 의지를 다시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18 종도 국제포럼'에 참석한 외빈들을 만나 자리에서 "중국의 개혁개방 여정은 전방위적"이라며 "중국의 발전은 세계의 기회며 중국의 개혁개방 실천은 협력과 상생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 주석은 중국의 개혁개방 40년간 거둔 성과와 대외 개방 조치를 소개하고 중국과 세계의 협력 관계도 설명했다. 그는 "개혁개방을 선택한 것은 제2차 혁명"이라면서 "40년간 중국은 거대한 발전을 이룩했고 인민의 생활이 크게 개선됐으며 빈곤을 타파했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