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겪은 튀니지, SNS 통해 反 정부 '붉은 조끼' 시위 예고
이집트 정부, 시위 우려해 노란 조끼 판매 금지령
유럽·프랑스, '노란 조끼' 아류 시위대도 등장해…'시위 반대' 시위도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대 모습.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대 모습.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유류세 인상에 대한 반발로 시작해 ‘반(反)’ 마크롱 정부 시위가 된 ‘노란 조끼’ 시위가 유럽에 이어 아프리카까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랍의 봄’ 진원지였던 튀니지는 지난 8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예고했다.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를 모방한 ‘붉은 조끼’가 이들의 상징이다. 이들은 정부 무능과 부정부패가 물가, 실업률을 치솟게 했다며 “붉은 조끼 운동은 튀니지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다. (이 시위는) 튀니지 민족의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붉은 조끼’는 튀니지 국기를 상징한다고 한다.

이집트에서는 ‘노란 조끼’ 판매 금지령이 내려졌다. 프랑스발 시위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정부 판단에서다. 프랑스 시위대가 사용하고 있는 ‘노란 조끼’는 건설용 안전장비로 사용된다. 그런데 이집트 카이로 건설현장 매점에는 노란 조끼가 자취를 감췄다. 이집트 당국은 경찰 승인을 받은 ‘검증된’ 회사들만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집트 경찰은 ‘판매 금지령’을 어기는 경우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이집트 검찰은 노란 조끼를 입은 사진을 올린 변호사를 ‘반정부 시위 선동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체포하기도 했다. 판매 금지령은 내년 1월 말까지 유지된다. 지난 6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압델 파타 알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폭력, 테러 및 극단주의를 중단하겠다고 맹세한 바 있어, 인권단체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유럽 다른 지역에서는 노란 조끼 시위대가 등장한 바 있다. 지난 1일 유럽에서는 각기 다른 내용을 주장하는 ‘노란 조끼’ 시위대가 모였다. 벨기에 브뤼셀 EU본부 앞에서 500여명이 모여 경찰과 충돌했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같은날 빈부격차 해소를 주장하는 120명의 노란 조끼 시위대가 등장했다. 독일 베를린 시위대는 노란 조끼를 입고 이민자 반대 구호를 외쳤다.

한편 노란 조끼 시위의 ‘고향’인 프랑스에서는 다양한 색깔의 조끼를 입은 시위대가 등장하고 있다. 자전거 노선 확충과 대중교통 무료화를 주장하는 ‘녹색 조끼’, 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노조 위주의 ‘붉은 조끼’ 등이다. 시위를 반대하는 ‘빨간 스카프’ 운동도 시작됐다. 갈등과 폭력으로 프랑스 경제를 망치는 시위들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일부 시위대의 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돕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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