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터프츠大 이성윤 교수 “한국정부 당면 문제는 北과 정상회담 아닌 북한인권”

미국 보수 씽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창립자 에드윈 퓰너 박사가 2일 워싱턴에서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서 연설했다(VOA).
미국 보수 씽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창립자 에드윈 퓰너 박사가 2일 워싱턴에서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서 연설했다(VOA).

미국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창립자인 에드윈 퓰너 박사는 12일(현지시간)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머물고 있지만 미국은 제재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퓰너 박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만든 것은 미국 주도의 유엔 대북제재와 국제사회의 강력한 공조였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선임고문을 맡은 인연으로 현재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양한 정책 조언을 하고 있다.

퓰너 박사는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제재를 완화해야 하느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질문에 “그 반대”라고 대답했다.

그는 “제재에 관한 미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며 “모든 제재는 비핵화 시점까지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대접받고 싶다면 국제무대에서 공언한 약속을 지켜, 자격이 있음을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이 직접 서명한 합의에 부응하기 전에는 미국은 진지한 노력을 하거나 양보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편 11일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한반도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이성윤 미국 터프츠대 외교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정부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남북, 미북 정상회담 개최와 종전선언이 아니라 북한정권의 심각한 인권유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현재 한국이 당면한 가장 큰 국가적 과제는 북한의 독재정권이 수십 년에 걸쳐 북한주민들에게 저지른 참을 수 없고 엄청나며 이루 말할 수 없는 범죄를 다루는 것”이라며 “한국정부가 많은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북한인권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다룰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열린 정부, 그리고 진정으로 자유가 보장된 정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 시설 폐기는 북한이 작년 9월 3일 매우 강력한 수소폭탄 실험을 이미 단행해 더 이상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 만큼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믿을 만한 지표가 될 수 없다”며 “대신 북한이 인구 대비 규모가 지나치게 큰 군대를 축소하고 강제수용소를 폐쇄하며 정치범들을 모두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 매체의 한국어 방송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북한에 정보를 전달하는 노력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리는 것”이라고 했다.

대북제재 전문가로 꼽히는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은 민주주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고 진보와 보수로 사회가 양극화되어 있다”며 “한국정부가 집권 정권의 대북정책과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목소리를 억압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탈북민들이 한국정부와 기부단체로부터 북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낮추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며 “2016년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도 최근 친북단체가 페이스북에 올린 협박으로 인해 연설 일정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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