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표 중 찬성 200표…메이, 내년 12월까지는 총리직 수행
브렉시트, 내년 3월 29일…불신임됐을 경우 '노 딜 브렉시트' 됐을 수도
英-EU, 아직 의회 비준 거치지 않아 촉박…英은 재정기여금 57조도 부담해야

EU와 영국 깃발. (사진 = 연합뉴스)
EU와 영국 깃발. (사진 =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불신임 투표에 들어갔지만 승리를 거두면서, 브렉시트 정국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영국 보수당은 12일 오후 6시(한국시간 13일 새벽 3시)에 “메이 총리의 불신임 투표를 위한 소속의원 48명의 불신임 편지가 접수됐다”며 투표를 실시했다. 보수당 당규는 소속 하원 의원의 15%(48명)가 당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편지를 보내는 경우 불신임 투표를 실시하도록 규정한다. 이날 보수당 하원의원 317명이 투표에 나섰고, 투표 결과 찬성 200표·반대 117표가 나와 메이 총리는 당 대표 및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의견은 지난 7월부터 조짐이 보여왔다. 메이 총리가 EU와 완만한 이별을 하겠다는 ‘소프트 브렉시트’ 방안을 내놓으며 협정에 나서, 완전한 결별을 원하는 ‘하드 브렉시트’ 파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영국이 EU와 ‘21개월간 현행 EU의 제도와 규칙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합의문에 서명하자, 당내 강경파의 불만이 폭발해 불신임 투표까지 야기됐다.

앞서 영국 매체들은 해당 투표에서, 메이 총리가 얻는 표 숫자가 중요하다고 봤다. 더타임스는 이날 “찬반 숫자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면 사임 압박이 거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투표 결과 83표차 승리를 확정하면서 내년 12월까지는 불신임 위협 없이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브렉시트 기일은 내년 3월 29일이다. 메이 총리가 불신임돼 새 총리를 선출해야 했을 경우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피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이번 메이 총리의 재신임으로 이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아직 영국과 EU 모두 의회 비준을 거치지 않아 시간이 촉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영국은 EU에 재정 기여금 390억 파운드(약 57조원)를 내야 하기도 하다.

안보, 경제와 관련해 아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가 되면 엄청난 충격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EU 체제에 있으면서 진행된 교역과 이동 등에 대한 규약이 전부 무산되기 때문이다. 영국 중앙은행은 “노딜 브렉시트는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충격이 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