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지정 반대 학부모와 12일 비공개 대화…"결론 없었다"
학부모·경찰 몸싸움 학부모 1명은 조희연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
서울시교육청 내년도 혁신학교 지정 최종안 14일 공개 예정

12일 서울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 2층 소회의실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학부모와 첫 만남을 가졌다.(윤희성 기자)

참여연대 원년멤버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신들의 정치 진영을 상징하는 교육정책인 '혁신학교'를 강행하다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12일 조 교육감은 서울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서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학부모들과 비공개로 만났다. 조 교육감은 혁신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를 요구하는 학부모들과 처음으로 대면했다. 이날 1시간 가량 조 교육감과 혁신학교 반대 학부모들은 대화를 나눴지만 결론은 짓지 못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진행된 대담에는 조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 허영주 장학사 등 3인이 참석했고 혁신학교 반대 학부모는 5명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현장에는 30명 이상의 혁신학교 반대 학부모들이 조 교육감과 허 장학사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대담 종료 후에 떠나려는 조 교육감에게 혁신학교 포기를 확답하라는 요구를 하면서 학부모들은 서울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 2층 복도에 드러누웠다. 결국 조 교육감은 송파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서울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을 떠났다. 경찰이 복도에 누운 학부모들을 강제 진압했고 경찰은 이 혼란 속에서 복도를 빠져나가던 조 교육감의 등을 학부모가 쳤다고 주장했고 해당 학부모를 경찰서로 연행해 조사 중이다.

당사자인 조 교육감은 급히 빠져나가느라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펼치지는 않았다. 맞았다는 사람이 없는데 학부모를 경찰이 강제 연행하자 이날 현장에 있었던 학부모들이 전원 경찰차를 막아서는 일도 있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들어서는 9510세대 아파트 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 예비학부모회는 단지 내에 들어설 가락초등학교와 해누리초중학교(통합운영)가 조 교육감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혁신학교로 지정된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예비학부모회는 "서울시 혁신학교 조례 제 3조 3항(시행 2016.7.7)에 의하면 '교육감은 혁신 학교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해 '서울시혁신학교운영위원회'의 협의를 거친다'고 돼 있지만 조 교육감은 신규 학교를 무조건 혁신학교로 지정하는 권력남용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신설학교 또는 학교 여건이나 정책적으로 필요한 경우, 공모 절차 없이 교육감이 임의 지정할 수 있다"며 "예비 입주민이 반대하는 것이지 예비 학부형이 반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혁신학교 강행 의지를 밝히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이런 설명에 예비학부모회는 "가락초, 해누리초중은 43~54학급 이상의 대형학교로 혁신학교 지정 여건에도 맞지 않고 예비 입주민이 예비 학부모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예비학부모회 300여명의 회원들은 지난달 30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혁신학교 반대 집회를 열었고 지난 10일부터는 릴레이 집회를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혁신학교 지정 명단을 공개한 서울시교육청은 내년도에 혁신학교가 될 최종 학교를 오는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 혁신학교는 현재 199개로 전체 1332개 학교 중 14%다. 조 교육감은 올해 16개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하면서 내년에는 215개(16%)로 늘어난다. 공교육을 혁신하겠다고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2009년 추진했던 혁신학교는 기존 교육과정을 따르지 않고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한편, 조 교육감은 본인의 자녀 2명을 외고에 보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내다 최근 물러난 김 전 경기교육감 역시 자신의 세 딸을 소위 '강남 8학군'이라 불리는 서울 대치동에서 초·중·고교를 졸업시켰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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