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인위적 과학기술계 물갈이'에 반발 확산...서명운동 동참 계속 늘어
과학기술계 "총장 직무정지 요청 철회...정권마다 반복되는 과학기술계 편 가르기 거부"
과학정통부 "LBNL 장비 사용료 부당집행, 채용 특혜제공 의혹"
LBNL "공동연구비 적합하게 진행됐다...정상적인 채용절차" 밝혀
과학계 일각 'KAIST, 전 정부 기관장 찍어내기 시나리오 짜맞추기' 의혹 제기

신성철 KAIST 총장
신성철 KAIST 총장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전 정권에서 임명된 과학기술계 기관장들을 대상으로 과도한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이사회에 요청한 신성철 KAIST총장 직무정지 철회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신 총장이 초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을 역임할 당시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의 사업에서 연구비를 이중 송금하고, LBNL의 연구원으로 있던 제자를 편법 채용한 혐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후 신 총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KAIST 이사회에 직무 정지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12일 현재 KAIST 교수 215명과 이 대학 교수가 아닌 과학기술계 인사 512명 등 727명이 총장 직무정지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으며 카이스트 총동문회와 과학기술 단체도 잇따라 직무정지 반대 움직임에 가세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신 총장에 대해 제기된 몇몇 의혹들은 거대연구시설을 활용한 국제공동연구의 통상적 절차에 근거해 이해될 수 있는 사안임을 지적했다. 아울러 평생 연구와 관련해 잡음이 없었던 신 총장을 배임과 횡령이 있을 것으로 유죄 추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장 직무정지 요청 철회와 진상 조사 ▲정부의 부당한 과학기술계 개입에 대한 국회 차원의 감시·견제 ▲정권마다 반복되는 과학기술계 편 가르기 거부 등을 요구했다.

한편, 신 총장은 지난 4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세계적 기초연구소인 LBNL과 무명의 신생대학이 협약하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길을 터 자랑스러웠다"며 "이제 와 상상할 수 없는 각종 의심이 나와 참담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아울러 LBNL의 법무팀장인 제프리 블레어 변호사는 11일 오후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장무 KAIST 이사장에게 e-메일을 보내 “공동연구 과제는 문제가 없었다”며 “공동연구비는 LBNL 계정으로 편입돼 기준에 따라 적합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비 중 일부가 신 총장 제자의 인건비로 쓰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채용절차를 거쳐서 고용됐다”며 “인건비는 경력ㆍ업무에 적합하게 책정됐다”고 덧붙였다.

KAIST 이사회는 14일 정기 이사회에 신 총장 직무정지 여부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고 현재 신 총장을 제외한 KAIST 이사회 이사 9명 중 과반이 직무정지 요청에 동의하면 신 총장은 직무가 정지된다.

과학계 일각에서는 3명의 KAIST 이사가 2018년 6월에 합류한 것을 거론하며 ‘찍어내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KAIST 이사회에는 이례적으로 KAIST 교수(73년생)와 DGIST 부교수(80년생), 변호사(74년생) 등 3명의 40대 이사가 한꺼번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기웅 기자 skw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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