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코 브뢰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 교수(VOA)
렘코 브뢰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 교수(VOA)

호주의 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이 최근 발표한 ‘북한 현대판 노예제의 이해’ 보고서를 공동작성한 네덜란드 라이델 대학의 렘코 브뢰커 교수는 북한 노동당과 정부 부처 이외 대부분의 직장들은 ‘현대판 노예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은 해외로 노동자를 수출하면서 ‘현대판 노예제’도 함께 수출한다고 강조했다.

브뢰커 교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근로자들을 ‘현대판 노예’로 규정한 이유에 대해 “월급만 받지 못한다면 탈취를 당하거나 돈을 떼인 거지만 직장을 그만둘 수 없고, 직장에서 업무를 거부할 수 없고, 나라를 떠날 수 없고, 주거지를 떠날 수 없다”며 “이는 다름아닌 ‘현대판 노예’”라고 설명했다.

브뢰커 교수는 “북한의 대부분의 직장은 모두 현대판 노예제라고 본다”며 “그러나 노동당과 하부조직들은 예외”라고 했다.

그는 “이들(노동당과 하부조직들)에 적용되는 규칙은 다르고 위계질서가 매우 엄격하지만 그렇다고 현대판 노예제는 아니다”며 “노동당과 정부 부처 이외의 직장들 대부분은 ‘현대판 노예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의 북한주민들은 부업이 있고 국가가 지정해준 직장에는 출근하지 않는 대신 노동단련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출근한 것처럼 뇌물을 낸다”며 “북한주민들은 정권이 묵인하는 암시장에서 장사를 해서 얻은 실질적인 수익으로 생계를 이어간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드러난 가장 놀라운 점은 북한이 노동자를 해외로 수출하면서 ‘현대판 노예제’도 함께 보내는 것”이라며 “(해외 노동자들은) 정치적 사상 교육에 참여해야 하고, 당 조직생활을 해야 하며, 묻지 않고 지시하는 모든 일을 하고, 돈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 현지 사람들과 만날 수 없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으며 현지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을 볼 수 없다”며 “북한에서보다 더 제한적”이라고 했다.

브뢰커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은 2000년대 대북 제재가 강화되자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 노동자를 더 많이 외국으로 파견했다. 대북제재가 사상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에도 북한 노동자들은 꾸준히 해외에 파견됐으나, 해당 국가들은 공식적으로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에서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환 유예기간을 2년을 뒀지만 아직 1년이나 남았다”며 “러시아와 폴란드는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올해도 신규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이는 등 제재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면담한 50명의 북한 노동자들에 대해 “과거 북한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정말로 해외로 나가고 싶어 했지만 최근에는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며 북한 내부에 해외 노동자들이 예전만큼 돈을 잘 벌지 못하고, 다치고 심지어 죽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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