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출석해 "상당한 차이로 부결될 수 있어 연기"
"'안전장치' 관련한 우려 해결되야 의회 통과 가능할 것"
"재투표·단일시장 잔류·'노딜 브렉시트' 모두 의회 지지 못받을 것"
제1야당 노동당, 메이 총리 사임 요구..."상황 제어 전혀 못하고 있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 11일로 예정했던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하원 투표를 연기한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 정부가 오는 11일(현지시간) 예정했던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승인투표를 공식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메이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서 정국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의회에 출석, 예정대로 투표를 실시한다면 상당한 차이로 부결될 수 있어 이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북아일랜드에서의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해 의원들의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안전장치’가 없으면 브렉시트 합의 역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전장치’와 관련한 우려를 해결하면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를 위해 EU 회원국 정상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주말 동안 몇몇 EU 회원국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눴고, EU 정상회의에 앞서 다른 회원국 정상들을 만날 것”이라며 “EU 이사회 및 집행위원회 지도부와도 만나 의회가 우려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U는 오는 13∼14일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그러나 이번에 연기한 승인투표를 언제 다시 실시할지에 관해서는 "EU와의 논의 결과에 달려있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은 메이 총리가 크리스마스 이전에 하원에서 투표를 실시할 것을 요청했지만, 메이 총리는 데드라인은 내년 1월 21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하원의원들 역시 브렉시트 합의를 원하며, 만약 자신의 해결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원한다면 첫 번째 국민투표 결과를 뒤집어야 하는데 이는 나라를 다시 분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기 원한다면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재정분담과 함께 EU 규정을 수용해야 하는데 이는 국민투표 결과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내놨다. 일각의 주장대로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단행하면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대안은 모두 하원에서 과반의 지지를 확보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총리는 비록 자신이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잔류에 투표했지만 총리직을 맡은 만큼 브렉시트를 단행하는 것이 국민의 뜻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제1 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가 "이번 일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면서 정부가 완전한 혼란 속에 있는 만큼 총리가 사임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노동당은 일단 메이 총리가 EU와의 재논의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지켜본 뒤 정부 불신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노동당 대변인은 "총리가 EU와 재협상을 하기보다는 그저 EU 정상들로부터 안심시키는 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큰 변화 없이 하원에 똑같은 합의안을 가져온다면 의회는 이러한 손상을 주는 교착상태를 끝내기 위해 조기총선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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