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4촌' 경제학자 장하준 "文정부 경제 국가비상사태"
'장하성 4촌' 경제학자 장하준 "文정부 경제 국가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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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형 장하성 前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해 "생각 다르다" 선 긋기
좌파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연합뉴스 제공)

영국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로버트 로손(Robert Bob Rowthorn)의 제자로 자유시장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는 비주류 좌파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55)가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낸 현재 대한민국 경제 상황을 "국가 비상사태"라고 표현하면서 비판했다. 

지난달 29일 국내 언론들과 인터뷰를 가진 장하준 교수는 사촌형인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현 고려대 경영학 교수)이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경제정책을 펼치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끌어올려 고용참사를 일으켰다는 것에 대해서는 "장하성 교수는 10년 위라 같은 집안이라도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라며 "같은 집안 사람이라고 생각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연좌제적 발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장하준 교수는 "공산주의자 집안이라고 모두 공산주의자는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하준 교수는 공산주의 계획경제와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의 절충안을 이론적으로 구체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자유시장경제를 '통제되지 않는 거래'라는 표현으로 국가의 통제를 강조하며 시장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이런 그의 독특한 경제적 시각 때문에 국내에서 출간한 몇 권의 책들은 노무현 정부에서는 칭송을 받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른바 불온서적으로 평가되기도 했을 정도로 호불호가 갈린다. 

장하준 교수는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을 국가 비상사태"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받아들이는 게 첫 해결 방안"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소득주도 성장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은 약해진 몸에 놓는 영양제 주사와 같다"며 "영양제 맞았으면 운동도 하고 식생활도 개선해야 몸이 튼튼해지는데 소득주도성장에는 체질 개선 얘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장하준 교수는 자신의 사촌 형인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했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 구조를 제대로 모르고 시행한 정책"이라며 "자영업자 비율이 6%인 미국 상황을 25%에 달하는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문제가 있고 한국은 최저임금을 올리면 자영업자들이 그것을 흡수할 여력이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장하준 교수는 대기업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인식과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좌우 이념에만 치우쳐 재벌을 적으로 여기고 무조건 잡아넣겠다는 식으로 간다면 경제가 살아날 길이 없다"며 "기업 집단이 붕괴하면 새로운 산업을 키울 수 있는 힘이 약화되고 그런 다음에는 아무리 혁신을 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또 장하준 교수는 정부 주도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돈 생각 하지 않고 기업의 기초 연구에 예산을 대줘야 하고 기업도 진짜 상용화할 수 있는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며 "정부가 신산업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신산업 육성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가 신사업 육성을 주도해야 한다는 장하준 교수의 생각은 자유시장경제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끝으로 장하준 교수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산업은 휴대전화 말고 반도체, 조선 등이 모두 1970~1980년대에 만들어졌다"면서 "지금 중국에 확실히 앞서 있는 건 반도체 정도인데 이마저 시진핑이 나서서 국책사업으로 공장 17개를 지으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하준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했다. 장하준 교수는 "경제이론에는 진영 논리가 없다"며 "나는 실용주의자"라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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