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파괴하면 정의로운 정책이 아니다" 발언 등 최근 文정부와 대립각
일각에선 'J노믹스' 설계 책임자의 '면피성 사의'라는 시각도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 설계자라 불리는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지난달 청와대에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선 김 부의장이 그동안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지속적인 비판을 해왔다는 점에서 견해 차이로 인한 사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한편으론 J노믹스의 설계자라는 점에서 막상 경제가 악화하자 문재인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고 '면피성 사의' 표명을 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6일 출입기자들에게 김 부의장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식을 전달했다.

김 부의장은 지난해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경선 캠프에 합류했고, 당선 이후 대통령 경제자문기관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장직을 맡아 지난해 12월부터 이끌어 왔다.

그 이전에는 2007년 한나라당 당내 경선 시절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도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우기)'를 만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 부의장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내며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 6월 11일 김 부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는 실물이 어렵다.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는 경고 섞인 메시지를 남기며 눈길을 끌었다.

이어 8월 12일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정 이슈에서 효율성에 관한 인식이 거의 안 보인다. 잘못 기획된 정책의 잘못된 결과를 모두 세금으로 메꾸려 한다"고 비판했다.

8월 30일 문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는 "소득주도 성장 논쟁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사람중심 경제라는 큰 틀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서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일에는 안민정책포럼 개최 세미나에서 "일자리를 파괴하면 정의로운 정책이 아니다"라며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정책을 수용하는 대상이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면 독이 된다"고 공개적인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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