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조국 靑민정수석 경질요구 일축...그러면서 "공직기강 확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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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8.12.05 16:18:48
  • 최종수정 2018.12.06 16:43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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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靑직원 주취폭행-음주운전-접대골프' 의혹 불거져도 조 수석 유임결정
순방 때 '믿어달라'던 文, "대검 조사결과 본다"며 '특감반 개선방안 마련' 지시만
조국 책임론 4野가 지적할 정도였는데 親文들 "조국은 촛불 상징" 엄호 이어
특감반원 '수사개입' 사건은 국토부 공무원 등 30여명 얽힌 대형 건설사 비리
'6월 접대골프 친 특감반원 징계 없이 총리실 원대복귀' 보도까지…총리실은 부인
野 "관할 직속직원 비위책임자가 책임 안 지면 도대체 누가 지냐, 조국 즉각 해임"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인사검증·비위감찰 기능 마비로 인한 비판론에 귀를 닫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유임을 결정했다. 민정수석실 산하 반(反)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들이 대형 건설사 비리 수사 개입, 평일 근무시간 골프 등 의혹이 불거지자 마자 '전원 교체'됐던 것과는 상반된 조처인데다 야권의 추가 반발도 불러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4일 오후 체코·아르헨티나·뉴질랜드 '지구 한바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국 수석으로부터 특감반 비위 의혹에 관한 보고를 받은 뒤 "청와대 안팎의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특감반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5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번 사건의 성격에 대해 국민이 올바르게 평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의 대처가 대체로 잘 이뤄졌단 뜻이냐'는 물음에 김의겸 대변인은 "그렇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지시는 조 수석이 사실상 유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느냐'는 질문에는 "조 수석에 대해서는 변동(에 대한 언급이)이 없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왼쪽)의 유임을 5일 결정했다.(사진=연합뉴스)

그동안 조 수석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부터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채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없이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이 11월초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합의 정신 위반이라는 등 이유로 청와대 인사검증 주무관으로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11월10일 청와대 경호처 소속 5급 공무원이 서울 시내 술집에서 음주한 뒤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일반시민을 폭행한 사건이 불거졌고, 23일 김종천 의전비서관이 만취 음주운전 적발로 인해 직권면직 처분을 받으며 청와대 내부 기강해이 논란이 확산됐다.

뒤이어 29일 반부패비서관실 특감반의 일원이 직접 경찰청까지 찾아가 지인이 연루된 사건 수사 상황을 물었다는 이유로 원대복귀 조치된 정황이 드러났고, 특감반 직원들이 '평일 주중 단체 접대골프'를 쳤다는 의혹까지 잇따라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는 좌파 범(汎)여권으로 분류돼 온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에서조차 '조국 책임론'을 부각시키는 논평을 내는 등 청와대 내부 기강해이 실태는 부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청와대는 입장표명 요구에도 줄곧 함구했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의 논평에서 '청와대 대신' 국민께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밝힐 정도였다. 

민주당 내에선 전임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 조응천 의원이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며 조 수석 사퇴를 공개 촉구했으나, 친문(親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을 받고 당내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지도부도 조국 사퇴론과는 거리를 뒀다. 3일 이해찬 대표는 "조 수석은 사안에 아무런 연계가 없다"고 했고, 박광온 최고위원은 "(조 수석은) 뚝심 있게 국민 명령만을 기억하고 잘 따르길 바란다"고 했다.

친문계 의원들도 일제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 수석을 이른바 '촛불의 상징'으로 띄우는 등 사퇴론 무마에 나섰다. 안민석 의원은 "조 수석 사퇴를 요구하는 맨 앞줄에는 국정농단 부역자들이 있고 그들은 조국의 사퇴를 촛불정권의 쇠락으로 보고 있다"며 정치공세로 치부했다. 김한정 의원은 조응천 의원을 겨냥해 "심지어 여당 의원이라는 분도 '대통령께 부담된다'면서 부채질을 한다"고 비난했는데, 조 의원은 "(생각이) 변할 것같으면 (그런 글을) 올리면 안 된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황희 의원은 "(조 수석은) 사법개혁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런 사람 나가라고 하면 어떤 민정수석을 원하는 건가"라고 비판론을 비꼬기도 했다. 비(非)문계로 분류돼 온 민병두 의원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시인 시절 작품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인용해 "지금 곳곳에서 흔들리고 있지만 개혁의 꽃을 피우기 바란다"고 조 수석을 응원했다. 이런 대외적 움직임에 힘입어 청와대 내에서도 "(조 수석의) 대처에 문제가 없다"고 입을 떼기 시작했다. 

하지만 특감반원 개입 논란이 된 수사는 현직 국토교통부 공무원 등 30여명이 연루된 대형 건설사 비리에 관한 것으로 알려져 범정부적 비위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고, 이달 5일 들어서는 지난 6월에도 특감반 사무관이 한 사업가와 '접대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고도 민정수석실이 징계 없이 원대복귀시켰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해당 사무관이 6월 국무총리실로 복귀한 뒤 별도의 내부 감사 없이 민정민원비서관실에서 근무 중이라고 조선일보가 보도하자, 총리실은 보도자료를 내 "해당 사무관은 청와대로부터 파견 기간이 끝나 총리실에 복귀했다.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야권 내에선 조 수석 '즉각 해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재차 나온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정기국회가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여야 관계는 더욱 경색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한국당은 5일 오후 윤영석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최고의 권력기관인 청와대 특감반 직원이 업무를 빙자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각종 비위사건(수사개입, 승진인사, 단체골프 등) 의혹은 공직기강을 넘어 권력형 범죄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관할 직속직원 비위의 책임자인 조 수석이 책임지지 않으면 누가 책임져야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청와대와 민주당은 추락하는 지지율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직시해야 한다"며 "(이달 2일 페이스북 글로) '믿어달라' '정의로운 나라를 꼭 이뤄내겠다'며 국민 앞에 공언했던 문 대통령은 이번 청와대 기강해이와 비위의혹 사건의 책임자인 조 수석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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