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구글에 투자한 美 대형 벤처캐피털 KPCB, KTB네트워크서 500억원 투자받아
토스, 간편송금을 넘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기존 금융업계 지각 흔든다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토스’를 개발해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증권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새 증권사 설립 인가를 받으면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새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최근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증권업에 뛰어든 카카오페이에 이어 토스도 증권사 설립에 나서면서 핀테크업체들이 기존 금융업계의 판을 깨고 나서는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 업계와 핀테크 업계 등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증권사 인수가 아닌 직접 설립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신규 증권사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치과의사 출신 이승건 대표가 2011년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핀테크 후진국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2년 연속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컨설팅 그룹 KPMG 선정)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6년 34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205억원으로 6배나 늘었으며, 토스의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달 10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20대 가입자는 402만명에 달해 대한민국 20대 전체 인구의 약 60%가 토스 가입자일 정도다. 송금이 간편해 소위 '더치페이'가 유행하는 젊은층에서 필수적으로 깔아야 할 앱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증권사 설립 과정에 필요한 자금은 미국의 대표적 벤처캐피털(VC)인 클라이너퍼킨스와 기존 주주인 KTB네트워크 등으로부터 500억원을 조달해 마련할 계획이다.

클라이너퍼킨스(KPCB)는 아마존, 구글 등 850여개 기업에 투자해 성장시킨 바 있는 미국 최대 벤처캐피털(VC) 중 하나다. 이번 투자에서 토스는 기업가치 12억달러(약 1조3300억원)를 인정받았다. 토스가 국내 핀테크업체 최초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해 투자를 받아낸 셈이다. KPCB는 1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토스가 간편송금을 넘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는 이번 증권사 설립을 통해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소액투자 상품을 만들어 10~30대 젊은층을 끌어들이고, 주당 가격이 높은 종목은 쪼개서 살 수 있는 해외주식 투자 상품,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몇번의 클릭 만으로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이에 맞서 최근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카카오페이도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전 국민이 쓴다는 '카카오톡'이란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장해 나가며 토스의 강력한 경쟁자로 나서는 구도다. 이에 업계선 토스와 카카오라는 강력한 핀테크 회사가 등장하면서 기존 금융업계를 크게 흔들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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