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金 국회방문까지 추진할 계획" "워커힐호텔 등 숙박 유력검토"
靑 "18일 답방 제안 사실 아니고 文대통령 말대로 연내든 연초든 北 결단이 중요"

청와대 전경.(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김정일 사망 7주기(17일)' 등을 고려해 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18일~20일 서울 방문을 제안했다고 5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아직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지만 청와대는 답방에 대비해 사전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이날 '복수의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들'을 인용해 "청와대가 최근 물밑 채널을 통해 북측에 '김 위원장이 20일을 전후해 서울을 찾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며 "구체적으로는 의전·경호 준비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과 17일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라는 점을 고려해 18일부터 20일 사이 방문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청와대는 국가정보원 등 관계 부처와 구체적인 답방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한라산 백록담 방문은 물론이고 수도권의 대기업 공장 시찰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삼성전자 등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총수가 동행했던 기업이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경제 발전, 철도와 관련된 일정이 유력하다"고 알렸다. 여기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김정은의 국회 방문까지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5일 출입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18~20일 답방 제안은 사실이 아니다"며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시기는 연내든 연초든 열려 있고 북측의 결단이 중요할 것"이라고 짧게 부인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이동 수단은 물론이고 구간별, 시간별 교통 통제 계획 등 경호 준비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 역시 북한 경호팀에 익숙한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등 몇 군데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워커힐(Walker Hill) 호텔은 북한의 6.25 남침 전쟁 당시 서울 도봉지역 북진작전을 지휘하던 중 1950년 12월23일 함께 참전한 아들 샘 워커 대위의 훈장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이동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월튼 워커(Walton H. Walker) 장군을 기리고자 1963년 개장한 곳이다. 워커 장군은 맥아더 장군과 함께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했고 낙동강 전선을 지킨 인물이다.

이 호텔은 워커 장군 추모비도 남아 있는 곳이어서, 실제로 북한 김일성-김정일에 이은 3대 세습독재자 김정은을 '전쟁범죄 사과'조차 없이 이 호텔에 묵게 한다면 '호텔 건립 취지는 물론 국가정체성과 한미동맹마저 크게 훼손한다'는 비판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재인 정권은 이미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로동당 제1부부장과 2010년 천안함 폭침의 원흉인 김영철 조선로동당 부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자격으로 올해 2월 방한했을 때 워커힐호텔에 묵게 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청와대는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처럼 2박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결정에 따라 기간이 달라질 수도 있다. 확정까지는 북측과 추가적인 조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김정은의 연내 답방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번 주까지 북측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박8일 지구 한바퀴' 순방 기간에도 김정은에 '러브콜'을 보내온 문 대통령은 4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답방 제안 상황을 보고받고 5일부터 그 후속작업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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