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 추진하는 文정부에 힘 보태기"
민주당 안민석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 골든타임 삼성 후원 재계약"

사진 왼쪽부터 삼성전자 고동진 IM부분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다케다 쓰네카즈 IOC 마케팅위원장.(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림픽 공식 후원 계약을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이어가기로 4일 결정했다. 마케팅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한 삼성전자는 올림픽 후원을 중단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2032년 남북한 올림픽 공동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조금 더 후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사장이 다케다 쓰네카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케팅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2020년 종료되는 올림픽 후원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날 계약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가가 올림픽 후원을 연장한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높은 인지도를 쌓은 삼성전자가 굳이 거액을 들여 올림픽 마케팅을 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삼성그룹은 2014년부터 스포츠 마케팅 비용을 축소해왔다. 2014년에는 삼성증권은 테니스단을 해체했고 소속 선수였던 정현에게만 후원을 약속했다. 삼성중공업도 운영하던 럭비단을 해체했다. 2015년에는 영국 프로축구팀 '첼시'에 대한 후원도 10년 만에 종료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후원을 중단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 작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요구를 삼성이 감안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올림픽 공동개최 추진'을 삼성이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올림픽 유치를 위한 첫 번째 골든타임은 삼성이 후원 계약을 연장할지 여부가 될 것"이라며 삼성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후원 계약으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개최지가 결정되지 않은 2026년 동계올림픽과 2028 LA 올림픽까지 후원사로 참가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무선·컴퓨터 제품뿐 아니라 제품에서 구동되는 5세대(5G) 이동통신,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관련 공식 후원사 지위도 갖게 됐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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