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연합뉴스 제공)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에 개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는 이번 주 내로 결정될 예정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3일 제주도청에서 행정부지사, 정무부지사, 기획조정실장, 관광국장, 보건복지여성국장, 서귀포시 부시장 등 관계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관련 총괄 검토회의'를 개최했고 이 자리에서 "행정의 신뢰성과 대외신인도 및 좋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회복을 고려해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와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허용진 변호사가 이끄는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위원회'(이하 공조위)는 지난 8월 15일부터 녹지국제병원 개설과 관련해 제주도민 3000명에게 의사를 물었고 지난 10월 4일 '개설 불허'라는 결론을 냈다. 원 지사는 공조위의 결과를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이날 '개설 허가'로 입장을 선회했다. 원 지사는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불허할 경우 예상되는 국제적 신인도 하락과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 외교적 문제 등 후폭풍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는 이날 "이번 주 녹지국제병원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힌 뒤 녹지국제병원과 헬스케어타운이 들어선 서귀포시 토평동, 동홍동 주민 등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원 지사는 "청와대와 정부 측과도 긴밀한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녹지국제병원 측은 제주도가 개원을 허가하면 내년 초 문을 열 계획이다.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뤼디그룹이 100% 투자했다. 올해 8월 2만8163m² 용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8223m² 규모로 건물을 완공했으며 지금까지 부지매입비, 건축비, 시설비, 인건비 등 778억 원을 투자했다. 성형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등 의사 9명, 간호사 28명, 국제의료 코디네이터 18명 등 134명을 채용한 상태다.

흔히 '영리병원'이라는 잘못된 용어로 불리는 '투자개방형 병원'은 외국 자본과 국내 의료자원을 결합해 주로 외국인 환자에게 종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의미한다. 지난 200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주도와 8개 경제자유구역에 외국계 자본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투자개방형 병원을 유치하도록 허용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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