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인공기 20여일간 게시…논란일자 뒤늦게 철거
학교 관계자 “우리민족끼리 잘 해나갈 수 있는데...미국이 중간에서 힘을 과시한 것을 아이들이 풍자한 것”
"미술과목 수행평가 작품으로 사용된 인공기를 그냥 버릴 수 없어서 학생들이 교실에 전시해놓은 것 같다"

한 고등학교 교실 게시판 위에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를 태극기와 나란히 올려놓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학교측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인공기
인공기

3일 경기도 양주시의 한 고등학교에 따르면, 지난 10월 10일 교내 한 1학년 교실 칠판 옆 게시판 위에는 수행과제물로 만들어진 인공기가 태극기와 함께 나란히 올려져 있었다.

학교측은 자체조사 결과 '9월 중순쯤 이 학교 미술과목 수행평가로 학생들이 조를 짜서 '사회적 이슈'의 한 상황을 표현한 작품이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10월10일까지 약 20여일 동안 인공기가 교실에 전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대한민국, 트럼프, 북한을 상징하는 인물을 설정했다.

태극기를 쓴 학생과 인공기를 쓴 학생 사이에 트럼프 역할을 맡은 학생이 서있는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태극기와 인공기 역할의 두 학생이 악수하는 손 위로 트럼프 역할의 학생이 손을 얹고 활짝 웃는 모습이다.

통신사 뉴스1에 따르면 학교 관계자는 "우리민족끼리 잘 해나갈 수 있는데 미국이 중간에서 미군 철수라든지 힘을 과시한 것을 아이들이 풍자한 것"이라며 "일종의 행위예술 또는 설치미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술과목 수행평가 작품으로 사용된 인공기를 그냥 버릴 수 없어서 학생들이 교실에 전시해놓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공기가 이 학교 교실에 태극기와 함께 전시돼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학교측은 전시물을 즉시 철거조치하고 담임교사에게 경위서를 받았다.

학교 관계자는 "교육은 중립을 지켜야 하고, 아이들의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편향적인 표현에 대한 오해소지가 있어 지도하고 있다"며 "인공기가 전시됐을 때 즉시 발견하지 못한 것은 관리소홀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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