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김정은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하면서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박한 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 이하 방송소위)가 TV조선 엄성섭 앵커의 "김정은을 두고는 후한 평가를 하면서 이승만, 박정희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박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발언에 문제가 있다며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에 지난달 29일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이날 방송소위는 잘못된 팩트 전달로 왜곡 보도 문제가 제기된 JTBC 뉴스룸의 <'북한산 석탄' 의심받은 진룽호, 박 정부 때도 드나들어>보도에 대해서도 같은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해 국민을 호도하는 JTBC의 왜곡 보도와, 김정은을 비판한 TV조선 앵커의 멘트에 대해 같은 수준의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의 진행자 엄성섭 앵커는 지난 9월 20일 방송에서 앵커 멘트로 “김정은의 북한이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려고 했던 그간 노력의 대부분의 결과물은 핵하고 미사일 그리고 도발”이라면서 “대한민국에 대해서 불바다를 언급하고 지뢰 도발하고 총부리 겨누면서 매일같이 위협하던 그런 존재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작금의 이 상황을 보면서 그간의 잘못을 모두 이해하고 용서를 해야 하는지, 이건 좀 의문”이라면서 “각종 군사적 위협을 했던 김정은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를 하면서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박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여권 추천 심영섭 위원은 “엄 기자는 북한에 출장을 가게 된다면 김일성 동상에 페인트 던질 건가. 욕을 할 건가. 아니지 않나.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이냐”고 질문했고 윤정주 위원도 “만약 엄 앵커가 저를 싫어해도 제 앞에서 뭐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곳에 가서 정치범수용소, 공개처형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물을 수 없지 않겠냐. 많이 나간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해당 비판과 관련해 방송소위 의견진술에 참석한 엄성섭 앵커는 “김정은 위원장이 과거에 해왔던 적대행위가 평화 무드라고 다 잊히면 안 된다는 일부 의견을 반영해서 말한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무드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야권 추천 전광삼 위원은 "프로그램 앵커가 이 정도의 표현도 못한다면 언론에 재갈물리기가 아니냐"면서도 "정제된 표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여권 추천 허미숙, 심영섭, 윤정주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으며, 야권 추천 전광삼 위원, 박상수 위원은 권고보다 제재 수준이 한 단계 낮은 '의견제시' 의견을 제기해 다수결로 '권고' 결정이 내려졌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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