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자료에서 국세청 소득세 자료로 바꾸니 다른 결과 나왔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낙성대경제연구소 창립 3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펜앤드마이크 윤희성 기자)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자신의 최신 논문 '한국의 소득집중도'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2010년부터 근로소득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며 "그동안 계속 악화하던 근로소득 불평등이 2010년 이후 개선되는 방향으로 돌아선 건 주목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했던 현 정부의 정당성이 다소 흔들릴 수 있는 연구결과"라고 덧붙였다. 19일 동국대 다향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낙성대경제연구소 창립 3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김 교수는 자신의 최신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근로자의 소득 불평등을 알 수 있는 '근로소득 집중도'가 2010년부터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임금 기준으로 상위 10%에 포함되는 근로자의 소득은 2010년부터 하락한데 비해 하위 50%에 속하는 근로자의 소득은 상승하면서 불평등은 개선됐다. 하위 50% 근로자 소득 비중은 2010년 16.1%에서 2016년 19.0%로 2.9%p 높아졌고 상위 10% 근로자 소득 비중은 2010년 33.9%에서 32.0%로 1.9%p 낮아졌다.

소득 불평등 측정 지표인 지니계수 역시 2010년 0.499에서 2016년 0.459로 감소했다. 0과 1사이의 비율로 정의하는 지니계수가 낮다는 것은 더 평등한 소득 분배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로소득 집중도는 전체 근로자의 소득을 상위 0.1%, 1% 등으로 나누고 이들 근로자의 소득이 전체 근로자의 소득에서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상위 0.1%의 소득 비중은 2010년 2,13%에서 2016년 1.98%로 줄었고 상위 1%의 소득 비중 역시 2010년 4.97%에서 2016년 4.76%로 낮아졌다.

김 교수의 최신 논문은 자신이 2012년 논문을 업데이트한 성격이 강하고 결과도 일부 다르다. 이는 김 교수가 자신의 과거 연구의 한계를 인정하고 수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분자는 국세청에서 분모는 한국은행에서 얻어 사용했다고 밝히면서 "이번 연구에서는 전수조사인 국세청 자료가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보다는 실태에 가깝다고 판단했다"며 "분모와 분자를 국세청 자료로 통일한 것은 일관성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자료로 분자, 한국은행 자료로 분모를 확정하고 진행했던 자신의 과거 연구는 상위 임금 근로자와 하위 임금 근로자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을 지자하는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은 바 있다.

김 교수는 최신 연구에서는 국세청이 제공하는 소득세 자료를 활용해 분자(상위 0.1%, 1% 소득 근로자)와 분모(전체 근로자 소득)를 확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자신의 과거 연구에 활용했던 데이터를 일부 수정해 임금 근로자가 여전히 소득 불평등에 시달린다는 현 정부의 주장에 반대되는 결과를 도출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행이 제공하는 국민계정을 활용하면 국세청 자료를 활용한 연구와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며 "어떤 자료가 더 설명력이 좋은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확실한 임금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국세청 소득세 자료가 더 설명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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