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팬&컬쳐 문화센터' 8일 오픈 10일부터 상영 시작…동호회 멤버도 모집
자유주의 대표 '희귀 영화' 및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선'도 상영 예정

자유독립언론 팬앤드마이크(대표 겸 주필 정규재)가 8일 오픈하는 문화공간 '팬&컬쳐'에서 자유주의를 대표하는 영화 '아틀라스 슈러그드'(1~3편), '아인 랜드의 열정'(The Passion of Ayn Rand) 등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 영화가 10일부터 상영된다.

이 행사는 새로 결성된 영화동호회 '팬&시네마'(대표운영자 임종화 경기대 객원교수)의 주관으로 진행된다. 임종화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팬으로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영화들을 선정하여 동호회원들과 함께 영화를 감상한 후 해설 및 토크 쇼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팬&시네마' 동호회가 결성 첫 작품으로 '아틀라스 슈러그드'(Atlas Shrugged)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아틀라스' 시리즈(1~3편)와 '아인 랜드의 열정'을 선정한 이유는 이 작품의 원작자인 아인 랜드가 미국의 개인주의, 자본주의, 자유지상주의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미국 우파의 아이콘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계 미국 여성작가 겸 철학자인 아인 랜드(Ayn Rand)의 베스트셀러 소설인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구를 떠받치는 '아틀라스'라는 신이 만약 어깨를 움직이면(Shrugged), 즉 지금 세계가 흔들린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상징하고 있다.

1905년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출생한 아인 랜드는 12세 때인 1917년 러시아혁명을 격렬하게 체험하면서 공산주의·전체주의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체험한다. ‘인민’의 이름으로 자기 집의 모든 재산을 ‘국유화’ 당한 것이다.

이때부터 아인 랜드는 국가를 위해 살고, 국가를 위해 노동하고, 국가를 위해 사유재산을 빼앗기는 공산주의·전체주의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체험했고, 문맹이고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고 폭력을 행사하는 체제는 망할 것이며, 그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21세 때 조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온 아인 랜드는 1936년, 자신이 체험했던 러시아 혁명의 공포를 소재로 집필한 '우리, 살아 있는 자들(We the Living)'이란 소설을 발표했고, '수원(水源·TheFountainhead)'을 연이어 집필하여 미국 사회에 필명을 날리기 시작했다. 

공산주의·전체주의 비판

'우리, 살아 있는 자들'은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인간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가는 상황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특히 작가는 공산주의가 보통사람들뿐만 아니라 명석한 두뇌를 가진 부류를 완전히 황폐화시킨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1959년판 서문에서 작가 아인 랜드는 "이 작품은 소비에트 러시아건 나치독일이건,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건 일어날 수 있는 독재에 대한 이야기 내지는 어쩌면 미국의 사회주의화를 막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썼다.

미국인들이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소설이자,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으로 꼽히는 작품이 바로 아인 랜드가 쓴 '아틀라스 슈러그드'다. 우리 말로 옮기면 '지구를 짊어지기를 거부한 아틀라스 신(神)'으로 번역되는 이 작품은 자유주의 우파 사상을 강력하게 지지·옹호하는 내용이다. 줄거리는 노동자들에게 계속 뜯어 먹히는 데 신물이 난 기업가와 발명가들이 지적(知的) 활동을 방해하는 사회 시스템에 반기를 들고 로키산맥 오지(奧地)에서 파업을 벌이자 이 세상이 망한다는 일종의 SF 소설이다.

아인 랜드의 작품은 우리나라에서는 별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미국으로 시선을 옮기면 사정이 완연히 다르다. 지난 1998년 7월 미국 굴지의 출판사인 랜덤하우스 산하 조직인 모던 라이브러리가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20세기 영어권 소설 ‘베스트 100’을 조사하여 발표했다. 그 결과 아인 랜드의 작품 '아틀라스 슈러그드'가 1위를 비롯하여 역시 아인 랜드의 소설 '수원(水源·The Fountainhead)', '우리, 살아 있는 자들(We the Living)', '송가(頌歌·Anthem)'가 2~4위를 차지했다.

미국 우파 세력의 사상적 기초 제공

미국 독자들을 사로잡은 아인 랜드는 1982년 사망했는데, 그녀는 작가로서, 철학자로서 영미계에서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그녀의 철학은 한마디로 객관주의(Objectivism), 즉 인간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자는 관점이다. 자유시장경제를 철저히 옹호하여 미국 우파 세력의 사상적 기초를 제공한 아인 랜드의 작품에서는 추상적 이념이나 도덕보다 인간의 적나라한 욕망이 현실을 움직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뉴욕 타임스는 작가 아인 랜드에 대해 "그녀는 위대한 힘을 가진 작가다. 그녀는 섬세하고 독창적인 사고력과 몹시 훌륭하게, 아름답게,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1943년 5월 16일)고 극찬했다. 

아인 랜드가 '아틀라스 슈러그드' 작품을 처음 발간했던 1957년에는 혹평을 받았으나 레이건 대통령 시절을 거치며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특히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10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후 베스트셀러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보수, 자본주의, 우익, 혹은 기업의 제한받지 않는 자유를 옹호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이 작품을 영화화한 '아틀라스' 연작(1~3편)은 영화를 통해 자유주의를 이해하고, 공산주의·전체주의와 투쟁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느끼고, 공감하고 배울 수 있는 내용이다. 3부작으로 제작된 ‘아틀라스’의 1편은 폴 조한슨이 감독을 맡았고, 2편은 존 푸치, 3편은 제임스 마네라가 담당했다.

영화 ‘아인 랜드의 열정(The Passion of Ayn Rand)’은 평생에 걸쳐 자유주의 및 자본주의를 옹호해 온 작가 아인 랜드의 삶을 주제로 한 영화다. 아인 랜드는 평생에 걸쳐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는데, 프랭크 오코노와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연하의 유부남 나다니엘 브랜던과 15년 간 혼외정사를 나누었다. 흥미롭게도 아인 랜드의 연인이었던 브랜던의 부인이 아인 랜드의 일생을 꼼꼼하게 추적하여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가 ‘아인 랜드의 열정’이다. 

이러한 자유주의 영화들과 함께 임종화 교수가 비교적 주관적으로 선정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선”이 상영된다. 임 교수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선" 중 이번에 소개할 다섯 개 작품은 다음과 같다.

①라콤 루시앙(1974·감독: 루이 말) 
②리멤버(2015·감독: 아톰 에고이안) 
③산타비토리아의 비밀(1969·감독:스텐리 크레이머) 
④나는 부정한다(2016·감독: 믹 잭슨) 
⑤마지막 지하철(1980·감독: 프랑소와 트뤼포)  

동호회 회원 모집 중

임 교수는 이 영화를 선정한 이유를 “우리에게 익숙한 2차 세계대전 관련 영화들 중 잘 알려지지 않는 명작들 이므로 꼭 봐야할 영화”라고 밝혔다. 

'팬&시네마' 영화동호회는 임종화 교수를 비롯하여 최공재 감독, 이용남 감독, 그리고 대한민국 문화예술인 남사장(본명 남정욱) 씨도 운영자로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영화에 관심 있는 건전한 시민들에게 문호를 개방하여 현재 동호회원을 모집 중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임종화 교수(연락처 010-3938-7999, 메일 innovate3000@naver.com)에게 신청하면 된다. 

영화 상영은 12월 10일부터 14일까지 매일 오후 2시부터 두 편씩 상영되며,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는 티타임과 함께 운영진의 해설 및 해당 작품을 주제로 한 토크가 진행된다. 상영 장소는 인사동 ‘팬&컬쳐’ 지하 1층이며, 주소는 종로구 인사동 5길 12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분들은 임종화 교수에게 연락하면 된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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