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자율규약' 세밀히 검토..."상생 대책 마련해 발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최저수익보장도 확대 실시하는 방안도 마련"
김상조 위원장 "과잉 출점은 무모한 경쟁으로 편의점의 경쟁력 약화시켜"
일각에선 "편의점만 과당경쟁이고 수익악화?...고기집·술집·카페도 과당경쟁"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편의점 출점(出店)과 관련한 '자율규약'에 칼을 대기로 했다. 

당정은 3일 국회에서 '편의점 자율규약 제정' 당정협의회를 열고 편의점 업계의 과밀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출점은 신중하게 하되 폐점은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공정위는 지난 7월 이후 편의점 업계와 논의해 과밀화 해소를 위한 종합 접근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취급 상품의 다양화로 편의점 시장은 급속히 성장했다"며 "그러나 가맹본부의 과잉 출점은 가맹점주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제살깎아먹기 식의 무모한 경쟁으로 편의점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업계는 과밀화 시장을 개선하고자 자율규약을 통한 문제 해결을 추진했다"며 "공정위는 업계가 자율계약을 충실히 이행해 편의점주의 어려움 해소가 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편의점 과밀화 문제의 해법은 업계의 자율규약에 있다"며 "가맹본부가 자발적으로 근접거리 내의 추가 출점을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오늘 당정협의에서는 6개 대기업 가맹본부가 체결하려는 자율계약 내용을 세밀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일회성 대안이 아닌 업계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상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80m 이내 출점을 금지하는 자율규약은 1994년부터 몇 년간 시행됐지만 2000년 공정위에서 담합으로 판단해 폐지된 바 있다"며 "그래서 당정은 획일적 거리 제한보다는 점주가 출점과 폐점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종합적 방안을 자율규약에 담기 위해 업계와 논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편의점주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게 과도한 위약금 때문에 폐점을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었다"며 "점주 책임이 아닌 경우에 한해서는 폐점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위약금 부담을 면제해주거나 대폭 감경해주는 방안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규 개점은 보다 신중하게 하기 위해서 자율규약에 참여하는 가맹본부의 경우 지자체별 '담배 소매인 지정 거리'나, 상권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점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면서 "가맹본부는 창업희망자에게 출점예정지 상권의 인근 점포 현황 등을 포함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이러한 내용의 자율규약을 맺으면 추가 상생협약을 통해 실질적 효과가 나도록 하겠다"면서 "사정이 어려운 가맹점주들이 요구하는 최저수익보장도 더욱 확대 실시하는 방안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또 "이번 자율규약에 포함되지 않은 방안은 추후 상생협약 평가의 기준 개정과 관련 법 제도의 개선을 통해 이행을 유도하고 엄정한 법 집행으로 뒷받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가맹점주의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도록 광고·판촉 시 가맹점주 사전동의제 도입, 가맹점주단체 신고제 등 관련 입법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선 정부의 '착한 요구'가 오히려 다양하고 복잡한 시장을 왜곡시킬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출점 제한은 오히려 기존 편의점주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용인하는 것이며, 24시간 영업과 관련하여 정부가 사적 계약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소비자의 편의만 감소시킬 것이라는 비판이다. 또 한 편으론 정부가 나서 편의점 출점에 대한 경쟁만 특별히 과도하다며 제한하는 것은 나머지 자영업 분야의 경쟁을 무시하는 행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편의점 출점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4일 공정위에서 자율규약 협약식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포함될 내용엔 공정위가 한 때 폐지한 '편의점 신규점포 출점 시 거리제한'이나 '편의점 24시간 영업 필수조항 폐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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