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 작업을 하던 산림청 헬기가 한강 위에서 물을 채우던 중 추락해 탑승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1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서울 강동구와 경기 구리시 경계인 강동대교 인근에서 3명이 탑승한 산림청 헬리콥터가 한강으로 추락했다.
소방 당국과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기장 김모 씨(57)와 부기장 민모 씨(47), 정비사 윤모 씨(43) 등 3명 전원을 구조했지만 정비사 윤모 씨는 사망했다. 기장 김모 씨와 부기장 민모 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추락한 헬기는 산림청 소속 카모프(KA-32) 기종으로 이날 서울 노원구 월계동 영축산 인근에 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오전 10시 52분 김포공항에서 이륙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영축산 인근에서 난 산불은 1일 오후 현재 불길이 잡힌 상태다.
산림청 관계자는 "헬기가 물을 채우기 위해 한강 위에 떠 있다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사고 헬리콥터는 현재 인양됐고 확보한 블랙박스를 분석해 사고 전후상황을 재구성, 기체 이상이나 조종사 과실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관계당국은 탑승자 구조작업이 끝난 뒤 크레인을 탑재한 바지선을 현장에 투입해 헬기를 인양하고 오후 5시께 한강 둔치로 이동시켰다. 기체는 프로펠러가 심하게 손상된 상태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동 편의를 위해 일단 헬기를 해체한 뒤 김포공항 인근에 있는 국토교통부 항공사고조사위원회로 옮겨 추락 원인을 본격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해체작업은 2∼3일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사고가 난 헬기인 KA-32는 21년 전 도입된 것으로 3,000ℓ의 물을 적재량할 수 있어 산림 방제와 자제운반 등 분야에 쓰인다. 해당 기종은 작년 5월 삼척 산불 진화 때도 고압선에 걸려 비상착륙했던 적이 있다. 이 당시에도 뒷좌석에 타고 있던 정비사만 숨졌다.
산림청 측은 "헬기 기장은 20년 경력을 가지고 있고 탈출 교육도 이수한 상태"라며 "사고 헬기 역시 올해 10월 정비를 마쳤다"고도 설명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