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美상의 비롯해 주한유럽·주한영국·한불·한독상의, 공정위 겨냥한 공동선언문 발표
제임스 김 주한 美상의 회장 "김상조 위원장은 절차 지켜졌다고 느끼겠지만 실무자 선에선 다를 수 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연합뉴스 제공)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은 대한민국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기업을 조사할 때 기업인을 범죄자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회장은 오버추어코리아, 야후코리아, 한국GM,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제임스 김 주한미상의 회장은 30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개최된 '한국 기업환경 세미나'에서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 공정위는 기업을 조사할 때 조사대상 기업인 모두를 범죄자(criminal)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외국 기업인들이 한국에서 기업 경영을 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늘 하는 대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가 조사 과정에서 정당한 법 절차(due process)를 지켜야 한다"며 "외국계 기업에게 공정위 조사를 받는 것은 커다란 챌린지(challenge)"라며 "김상조 위원장과 고위급은 모든 (조사) 절차가 잘 지켜지고 있다고 느끼겠지만, 실무자 선에서는 정당한,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공정위를 비판하는 자신의 발언이 회원사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언급했고 회원사 중 특정 기업을 입에 담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 회장이 서두에 '감사 청구를 한 미국 기업 입장에서'라는 말을 캐치한 주한미상의 회원사들은 김 회장이 애플의 입장을 대변한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애플코리아는 지난 5월 30일 공정위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조사한 직원에 대한 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이날 주한미상의와 주한유럽상의·주한영국상의·한불상의·한독상의 등 외국상공회의소 대표들은 공정위가 기업을 조사할 때 적법 절차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 등이 담긴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선언문에는 '공정위는 정보 및 데이터 입수를 위한 조사를 수행할 때 정당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내용과 '절차 규정을 위배하면서 획득한 증거는 공정위 조사 중 활용될 수 없다는 규정을 수립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주한미상의 회장이 한국 공정위의 조사절차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지만 주한외국상공회의소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 정부에 공정위 조사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를 담은 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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