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집회 나가시는 분들이 '극우 테러리스트"라고?...명문고-명문대 졸업자 다수"
"6.25 경험했고 가난에서 벗어나는 시대를 함께 한 세대들은 나라가 잘못된 길로 간다고 생각해"
"살고 있는 나라가 낯설고 나라가 갑자기 자신들을 배척한다고 느끼는 게 정상인가"
이 교수, 지난해에는 청년들에게 "어르신 세대의 피땀 폄하 말라" 쓴소리하기도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 (사진 = 이병태 교수 페이스북)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 (사진 = 이병태 교수 페이스북)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엇이 이 나라 어르신들을 이렇게 슬프게 하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병태 교수는 "서울 사는 60대라고 소개하신 어떤 분이 오늘 연구실로 전화를 하시고는, 내가 쓴 글을 읽고 '고마워서 전화를 했다'며 목이 메어 흐느끼시다가 끊으셨다"는 사연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마 내가 쓴 글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를 뒤늦게 보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 나가시는 분들을 '극우 테러리스트'로 치부하지만, 내게 점심을 사주시겠다며 만난 분은 명문 고등학교에 서울대를 나오시고 40여년간 사업을 하고 계신 분인데, 그 대학동기들과 고등학교 동기들은 밴드에서 모이면서 70%가 주말마다 태극기 집회에 나간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적어도 6·25를 경험했고, 이 나라가 가난에서 벗어나는 시대를 함께 했던 세대들은 (현재) 나라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불안해하고, 분노하고, 절망하고, 그리고 외로워하고 있다"며 '어르신 세대'의 심정을 대변했다.

그는 "내가 무엇이라고 이런 과분한 감사를 표해주시나 하면서도, 전화가 끊기고 한동안 손을 놓고 '우리는 지금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가'하는 생각을 하며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라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가 갑자기 낯설고 자신들을 배척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정상일까"라고 반문하며 글을 마쳤다.

이 교수는 지난해 7월 청년들에게 '어르신 세대'의 성취와 피땀을 폄하하지 말라는 호소문을 올려 인터넷 공간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그는 '흙수저'였던 자신의 얘기를 풀면서 "스타벅스 커피, 컴퓨터 게임, 해외 배낭여행 등 그 어떤 것도 당신(청년 세대)들이 이룬 것은 없다. 응석부리고 빈정거릴 시간에 공부하고 너른 세상을 보라"고 적었다.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수천 회 공유되면서 수십만 명에게 노출됐고, '어르신 세대'의 심정을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