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文대통령 체코 방문은 아르헨 방문 위한 비공식 경유 방문"
"정상회담→비공식 면담 변경 이유, 체코 측 내부 의전상 이유 때문"

28일 오전(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비투스 성당을 관람하고 나오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숙 여사가 소리치며 달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오전(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비투스 성당을 관람하고 나오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숙 여사가 소리치며 달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교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체코 방문 기간 밀로시 제만 대통령의 부재, 외교부의 '체코(Czech)' 국명 오기, '원전 세일즈' 말 바꾸기, 현지 동포 기업인과의 간담회 취소 등 '외교 참사'나 '체코 잔혹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체코 방문은 중간 급유 등을 위해 경유차 이뤄진 것" 이라는 다소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외교부는 30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번 문 대통령의 체코 방문은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아르헨티나 방문을 위한 비공식 경유 방문이었다"며 "이에 대해 양국 간 사전 양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당초 정상회담을 '비공식 면담'으로 바꾼 이유에 대해 "체코 측은 비공식 경유 방문이지만 공식방문에 준해 환대하겠다고 했다"며 "바비시 총리와 회담이 실질적인 정상회담이지만, 체코 측 내부 의전상 이유로 비공식 회담으로 해줄 것을 요청해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체코 측이 언급한 내부 의전상 이유에 대해 "제만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에서 공식적인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 곤란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비공식 회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은 70분가량 양국의 모든 주요 현안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등 매우 내실 있고, 심도 있게 진행됐다"고 자화자찬했다.

외교부는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부재 중인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체코를 방문한 이유에 대해선 "이번 방문은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간급유 등을 위해 경유차 이뤄진 것"이라며 "경유지에서의 지원 등 기술적 측면 이외에도 경유 계기 양자 정상외교 성과 측면도 함께 검토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을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체코로 떠나기 전 체코에서 '원전 세일즈' 외교를 펼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현지에 도착한 후 "원전은 총리와의 면담 의제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막상 총리와 회담을 시작하자 형식적으로 '원전'을 언급하는 오락가락한 행보를 연출했다.

이번 해명도 이와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체코 방문 성과는 전혀 없고, 여러 해프닝에 여론이 악화되자 체코를 '중간급유를 위한 경유지'로 급을 낮춘 것이다. 이는 체코 정부와 국민들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비춰질 여지도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오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시에 위치한 국립역사기념공원을 찾아 아르헨티나 군부독재에 희생된 이들을 추모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이런 행보를 두고 끔찍한 인권 탄압을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것을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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