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지수 7개월 연속 하락...선행지수 9개월째 하락
생산·소비·투자, 증가 전환...조업일수 증감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

 

현재의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 이후 9년 5개월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3~6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지수도 2009년 4월 이후 9년 6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경기동행지수는 지난 4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했고, 경기선행지수는 9개월째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p) 하락한 98.4를 기록하며 2009년 5월(97.9) 이후 9년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향후 경기에 대한 신호등 역할을 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대비 0.4p 하락한 98.8을 기록하며 2009년 4월 이후 9년 6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경기동행·선행지수가 기준선 100이하에서 하락하고 있다는 건 현재와 앞으로의 경기흐름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동행·선행지수가 동시에 기준선을 4개월 넘게 하회하는 것은 지난 2016년 초(2~5월) 이후 2년 반만이다.

경기·선행지수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행지수는 지난 4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 중이고 선행지수는 지난 5월 한 차례 보합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지난 2월 이후 9개월째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통계청에서는 경기동행지수가 6개월 이상 연속하락하면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전환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기판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지난 10월 주가가 크게 하락했고, 소비자 심리지수가 악화되면서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모두 동반 하락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면서 "당분간 각종 경기종합지수가 나아질 것이라고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10월 산업생산을 나타내는 전산업생산지수는 107.0으로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가 2.5% 감소했으나 금속가공(6.4%), 운송장비(8.0%) 등이 늘면서 1.0%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보건·사회복지 분야가 2.9% 줄었지만 금융·보험(1.6%), 과학·기술(2.7%) 등이 증가하면서 전월대비 0.3% 확대됐다.

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증감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10월 조업일수는 21일로 추석연휴가 있었던 9월(17일)보다 나흘 가량 많았다. 또 추석연휴가 10월에 있었던 작년 10월(16일)과 비교해서는 조업일수가 닷새나 더 많았다. 이 때문에 통계청 관계자는 "조업일수 등으로 인한 계절효과를 제외할 경우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는 승용차 등 내구재(1.7%)와 의류 같은 준내구재(0.4%) 판매가 늘면서 0.2% 늘었다. 자동차의 경우 전월 감소에 대한 기저효과와 선구매 등이 영향을 미쳤으며 의류는 겨울상품을 미리 구매하는 성향이 나타난 결과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비 1.9%, 전년비 9.4%증가하며 두달 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달 4일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에 따른 투자수요가 남아있는 가운데, 승용차 수입이 증가한 게 투자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일 평균 반도체제조용 기계 수입은 지난 9월 6860만달러에서 10월 4130만달러로 감소했지만, 승용차수입은 같은 기간 2580만달러에서 39 10만달러로 증가했다.

투자 경기를 좌우하는 건설투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건설 경기를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월비 2.2%, 전년비 3.5% 감소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이 각각 5.5%, 1.2% 줄었다. 향후 건설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는 관공서 건축, 도로·교량, 항만·공항 등에서 증가해 전년비 12.6% 증가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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