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칼럼] 패륜의 정치세력과 중우정치의 끝
[이정훈 칼럼] 패륜의 정치세력과 중우정치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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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산당, 1949년 이후 7000만 명 학살...마오쩌뚱을 존경한다고 밝힌 文대통령
'김정은 환영한다'는 한국의 현 정치상황은 인륜의 상실, 도덕의 부존재
'다시는 종의 멍에를 매지 말라'는 선각자의 마지막 유언이 가슴을 뜨겁게 해
이정훈 울산대 교수
이정훈 울산대 교수

몇 년 전 필자는 학술대회 참석 차 홍콩을 방문했다. 미국에서 교수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홍콩으로 돌아온 한 노학자와 배를 타고 홍콩의 야경을 무심코 바라보고 있을 때 그가 입을 열었다. “더 이상 내가 사랑했던 홍콩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지난 24일 홍콩의 사업가가 중국검찰의 고문으로 사망한 사건을 접하고 필자는 중국 공산당에 비판적이던 그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1949년 중국공산당은 베이징의 자금성에 붉은 깃발을 걸고 승리와 해방을 선포했다. 마오연구의 권위자 프랑크 디쾨터에 따르면, 공산당의 해방 선포 후 1957년까지 인민들의 인간성은 짓밟히고, 전통문화는 파괴되었으며 500만의 민간인이 학살당했다. 58년부터는 패권국 영국을 15년 안에 따라잡는다는 황당한 계획으로 62년까지 4천5백만의 인민들이 강제노역, 굶주림, 폭력에 시달리다 사망했다. 이 학살의 과정을 독재자 마오와 그 추종자들은 “대약진 운동”이라고 부른다. 62년부터는 “누가 동지이고 누가 적인가? 이는 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라는 테제를 선포하고 홍위병을 내세워 2천만이 넘는 인민을 추가로 학살한다. 바로 문화혁명이다. 공식적으로만 49년 이후 7천 만 명에 이르는 인민이 학살당했다. 마오는 인류역사에서 가장 극악한 독재자였다.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중국과 한국은 근대사의 고난을 함께 겪고 극복한 동지라고 평하면서 마오쩌뚱과 조선출신 혁명가 김산, 그리고 정율성을 언급했다. 정율성은 우리가 현충일에 묵념으로 기리는 자랑스러운 국군과 미군을 잘 무찌르라고 중공군을 위문하던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음악가이자 조선출신 중국 공산당의 혁명영웅이다.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 되는가? 가령 어떤 나라의 대통령이 히틀러를 존경하고 유태인 학살의 주범 아이히만을 동지라고 지칭하는 연설을 했다. 이 나라가 정상적인 국가라면 이 대통령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후보시절에 이런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면 과연 당선될 수 있었을까? 히틀러보다 더 극악한 독재자를 존경하고 그의 학살을 도운 자들을 동지로 기리고, 심지어 대한민국을 침략해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하고 한미연합군에 타격을 입힌 적을 한중우호의 상징으로 추켜세우는 자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것을 냉전적 사고를 극복한 유연한 포용적 자세라고 부를 수 있는가? 이것은 정치 이전에 윤리와 도덕의 기초가 되는 인간의 양심의 문제이다.

슬프게도 양심의 해체에 따른 인륜의 상실, 도덕의 부존재라는 한국의 현 정치상황을 전제하면, 독재자 김정은을 환영한다는 서울 한 복판의 외침이, 민주노총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는 임원을 무심하게 지켜보는 경찰이, 여론의 방향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법률가들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김정은이 해외 북한식당의 여종업원들에게 성매매를 시켜 번 외화로 축구팀을 운영했다는 뉴스를 접하고도 김정은과 협력해서 일본을 공격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자는 구호가 들려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역사적으로 도덕과 윤리의 기반을 붕괴시켜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패륜의 정치세력은 항상 민중혁명을 외쳤다. 어리석은 대중은 이들을 지지하고 패륜의 정치를 혁명으로 둔갑시키는데 조력한 대가로 학살당하거나 자유를 빼앗겨 짐승보다 못한 삶의 나락으로 추락했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는 인간의 양심을 해체한다. 인권을 강조하는 자들이 북한의 인권실상에 눈감고 테러집단과 손잡거나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한 독재자를 존경한다고 하는 현상은 변태적이고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인간의 무의식까지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의 진실한 위력의 발현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역사적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대한민국이라는 공화국이 혁명을 내세우는 패륜의 정치집단과 이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어리석은 대중의 중우정치로 사라지는 것을 제3자처럼 지켜 볼 것인가? 아니면 민주노총과 같은 폭도화된 집단을 법의 정신으로 징치하고 법치를 수호할 것인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나토의 강력한 방위력을 기반으로 동독의 국민들에게 자유를 선사한 서독의 자유민주 세력처럼, 북한의 동포들을 압제로부터 해방시킬 것인가?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의 가치를 수호한다는 역사적 의미를 가슴 시리게 돌아보아야 하는 바로 그 시점에 우리는 서있다. '다시는 종의 멍에를 매지 말라'는 선각자의 마지막 유언이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겨울이다.

이정훈 객원 칼럼니스트(울산대 교수) 

**이정훈 교수는? 1974년 서울출생. 서울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8년부터 울산대학교 사회과학부 전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1년 세계법철학회 프랑크푸르트 대회에서 법-정치-문화 분과의 좌장으로 활약했으며 영국 에딘버러 대학교 방문학자와 일본 고베대학교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2017년 10월부터 한미일 동맹강화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씽크탱크 엘정책연구원(ELI)을 설립하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공저로 Confucianism, Law and Democracy in Contemporary Korea (R&L International: London, 2015) 외 다수의 논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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