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테러는 사과하면서 노조 불법행위는 왜 말없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방문, 전날 발생한 ‘화염병 투척’ 사건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방문, 전날 발생한 ‘화염병 투척’ 사건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과 김부겸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 28일 대법원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만나 '화염병 테러'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에 대해 여론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김 대법원장에 대해 사과할 수는 있겠으나, 최근 벌어진 민노총 폭행·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에는 왜 대응하지 않냐는 것이다.

두 인사가 김 대법원장에 사과한 소식을 다룬 포털 뉴스 페이지에는 이틀이 지난 30일까지도 비난 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댓글과 SNS 게시물 등을 통해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흔드는 것은 김 대법원장" "법은 공평하게 운영해야 하는 것"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울 것이라는 헛소리는 그만하라"며 비판했다.

포털 뉴스 댓글 캡처
포털 뉴스 댓글 캡처

김 장관은 유성기업과 관련한 비난이 거세지자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책임을 느낀다"며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유성기업 임원 폭행은 22일, 김 대법원장 관용차 화염병 테러는 27일이다. 자연스레 김 장관의 행동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사과 당시 "처음 출동한 경찰은 4명이었고 (현장에) 접근할 형편이 못 됐다"고 사족을 붙인 점도 지적됐다.

민 청장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그가 사과를 한 당일,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경찰이 뭘 잘못했는데 대법원장에게 사과하냐'는 글이 실명으로 올라왔다고 한다. 작성자는 "사법부에 대한 신뢰 실추를 왜 경찰이 사과하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댓글을 단 한 경찰관은 화염병 테러 사건을 민노총의 유성기업 임원 폭행 사건과 비교하기도 했다. 당시 출동 경찰들에 대한 직무유기 조사가 진행 중임에도, 민 경찰청장은 공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사법부가 '판사 탄핵' 등으로 신뢰를 잃은 마당에, 이런 '사과 쇼'를 벌이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회사원인 최모(27) 씨는 "노조는 법 위에 있고, (정부는) 자기들과 색깔이 안 맞으면 모두 적폐로 간주하는 것 같다"며 "경제지표가 망가지고 전에 없던 사고들이 터지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만 챙긴다"고 지적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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