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줄이는데…임원인사 앞둔 10대 그룹도 임원 수 줄이나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가 다음주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체 임원 수를 줄일 예정이다. 최근 4년간 회사 실적을 견인했던 반도체 업황마저 꺾이면서 선제 '위기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계에서 연말 임원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잘나가는 삼성전자마저 선제적 위기 대응 차원에서 임원 감축을 선택한 가운데 이런 삼성그룹의 선택이 최근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의 임원인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 경영진은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현재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3개 사업부로 나눠진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체 임원 수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사업부별 실적과 업황 등에 맞게 임원 승진자와 퇴임자 수를 조율하고 있다"며 "이번 인사로 전체 임원 수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전체 임원이 5~10%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마트폰 등 최근 실적이 좋지 못한 일부 사업부 임원은 10% 이상 감축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25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후 올해 증권가 전망치로 64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반도체 경기가 본격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임원 구조조정을 통해 선제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예측 불허의 위기가 닥쳐올 가능성이 있다"며 위기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임원 수는 1049명으로 2016년 말 대비 16명(1.5%) 늘었다. 삼성 안팎에선 올해 임원 수가 2000년대 수준인 1000명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주 초 사장단 인사를 한 뒤 이르면 주 후반에 임원인사를 할 계획이다.

매출액 기준으로 주요 10대 그룹에서 LG가 지난 28일 구광모 회장 체제 첫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LG그룹은 지주사인 (주)LG를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 5곳에서 작년과 비슷한 규모의 임원인사를 마무리했다. 

아직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는 SK, 현대차, 롯데, 한화, GS 등은 삼성그룹의 임원 수 축소, LG그룹의 임원 수 유지 등의 흐름에 영향을 받아 임원 수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SK그룹은 내달 6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예정하고 있다. 내달 중순에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현대차그룹은 임원 승진자(부사장급 이하) 수를 5~10%가량 줄이는 방향으로 가득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년에 310명이 임원으로 승진한 것에 비하면 올해는 최대 300명에 그치거나 그 이하가 될 것이나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그룹 역시 임원인사를 내달 중순으로 예정하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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