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운영한 웹하드 사이트 2곳서 음란물 427만건 유통
"여기어때 설립 자금, 웹하드에서 벌어들였을 가능성"
숙박업체를 알선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유명한 '여기어때' 심명섭 대표(41)가 음란물 유통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됐다.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9일 심 대표를 불법 음란물 수백만 유통을 방조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위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웹하드 운영자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유포되지 않도록 기술적인 조치를 해야한다. 하지만 심 대표가 운영한 웹하드에는 이런 장치가 존재하지 않았다.
경찰은 심 대표가 웹하드(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는 곳) 사이트 10곳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본다. 해당 사이트를 통해 아동·청소년으로 보이는 사람이 등장하는 음란물과, 당사자 동의 없이 불법 촬영된 음란물이 퍼졌다. 그가 운영한 웹하드에는 아동·청소년 관련 음란물만 172건이 발견됐다.
경찰은 또 "심 대표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 20일까지 실질적으로 운영한 웹하드 두 곳에서 음란물 427만건이 유통돼 52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심 대표가 웹하드 업체의 지분을 넘긴 사람들도 대부분 친인척이거나 지인이어서, 지분 인계 후에도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했다.
심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웹하드 소유자는 맞지만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류근실 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검찰 송치와는 별도로 심 대표가 운영한 웹하드에 대해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웹하드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위드이노베이션(㈜호텔여기어때 모회사)를 설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심 대표가 설립한 여기어때는 숙박업소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숙박공유 앱이다. 2015년 9월 23일 설립돼, 3년여 만에 연매출 500억원을 달성해 업계 2위로 올라섰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