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1시경 부산 사상구의 한 폐수처리업체에서 유독물질인 황화수소로 추정되는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 근로자 4명, 운전기사 2명, 회사 임원 1명, 인근 공장 근로자 1명 등 총 8명이 가스를 흡입해 인근 대학병원 등지로 옮겨졌다. 인근 공장 근로자는 소방당국이 병원으로 이송된 가스흡입자 확인 과정에서 부상자로 추가됐다.
 

황화수소 추정 물질 유출 사고현장
황화수소 추정 물질 유출 사고현장

달걀이 썩는 듯한 악취를 내뿜는 무색 기체인 황화수소는 대표적인 유해 화학물질로, 들이마실 경우 구토·어지러움·호흡곤란·메스꺼움 등의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사상구 환경위생과 한 관계자는 "농도가 250ppm을 넘어가면 인체에 위해를 끼치고 1천ppm을 넘겨 장시간 노출되면 사망에 이른다"면서 "혹시 주민대피가 필요한 일이 발생할까 봐 민방위를 대기 시켰지만, 다행히 주민대피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1시간 20분 뒤 소방 화학구조대가 공장 내부의 황화수소를 측정했을 때는 150ppm이 나왔다. 공장 외부에서는 황화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현재 부상자 중 4명은 의식불명 상태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사고현장 2층에서 작업한 사람들이다.

나머지 4명은 경상인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폐수처리업체는 외부에서 폐수를 받아와 처리하는 일을 해왔다. 이날도 탱크로리 차량으로 싣고 온 폐수를 공장 2층에 있는 집수조에 옮겨 담는 과정에서 갑자기 화학반응이 일어나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119에 최초 신고한 한 공장 직원은 "계란이 썩는 것 같은 냄새가 심하게 나서 나가보니 직원들이 쓰러져 있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상자 2명은 탱크로리 기사로 이상함을 감지하고 2층으로 올라가 쓰러져 있는 2명을 1층으로 옮기는 등 초기 구조 활동을 도왔다.

그러던 중 신고를 받은 119가 출동했고 2층 중상자 2명을 추가로 구조하고, 탱크로리 기사 등도 병원에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독물질 제거하는 소방당국
유독물질 제거하는 소방당국

소방본부는 폐수가 섞이는 과정에서 화학반응이 일면서 가스가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새로 투입된 폐수의 양과 종류, 기존 집수정에 있던 폐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소방은 목격자를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조사하는 한편, 업체 관계자를 불러 폐수처리 과정에서 안전수칙을 지켰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황화수소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사전에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하고 안전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소방·경찰 조사와는 별개도 사상구도 해당 폐수 처리업체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사상구 한 관계자는 "폐수도 화학물질 성질에 따라 따로 분류하고 보관해야 하는데 적절한 기준에 의해 관리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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