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법질서에 도전하는 행위, 수호 위해 최선 다할 것"
민갑룡 "경찰이 부족해 벌어진 일…재발 않도록 하겠다"
경찰, '화염병 던진 남모씨' 압수수색…구속영장 신청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방문, 전날 발생한 ‘화염병 투척’ 사건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방문, 전날 발생한 ‘화염병 투척’ 사건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27일 발생한 자신의 관용차량에 대한 화염병 투척 사건과 관련해 28일 "이번 화염병 투척 사건은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일이며,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28일 서초동 대법원으로 자신을 찾아온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과 민갑룡 경찰청장을 만난 자리에서 "법과 양심에 따라서만 재판을 해야 하는 법관이나 직원들에게 위해가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은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향후 재발방지 대책을 보고했다. 그는 "개인이든 단체든 법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공동체 가치와 제도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문재인 정부는 법과 질서를 견고히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대법원장님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경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사죄했다.

김 장관과 민 청장은 사법부 수장에 대한 경호‧경비 책임을 맡고 있는 행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통감하며 행정부 차원의 사과와 유감의 뜻을 표하기 위해 이날 김 대법원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김 대법원장이 탄 관용차에 화염병을 던진 70대 남성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 40분부터 남 모씨(74)의 강원도 자택 압수수색에 나섰다"며 "남 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s)이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디지털 기록 매체에 있는 전자정보 중에서 디지털 증거를 수집하고 분석해 문서화하는 수사 과정이다.

경찰은 자택 수색에 앞서, 남 씨의 대법원 앞 농성장과 동서울터미널 내 물품 보관소 수색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남 씨의 휴대전화와 시너 용기, 소송자료 등을 압수했다.

남 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현주자동차방화 혐의, 화염병 사용 등 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그는 전날(27일) 오전 9시 8분경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출근 중이던 김명수 대법원장의 차량에 인화물질이 들어있는 500ml 페트병을 투척했다. 이로 인해 관용차 뒷타이어 일부에 불이 붙었지만 인근 청원경찰이 즉시 진화했다. 차량 안에 있던 김 대법원장은 부상 없이 정상 출근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출근차량에 화염병을 투척한 70대 남성이 27일 오전 체포된 뒤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에서 진술녹화실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출근차량에 화염병을 투척한 70대 남성이 27일 오전 체포된 뒤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에서 진술녹화실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강원도 홍천군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던 남씨는 지난달 초부터 대법원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여왔다. 그는 친환경 인증과 관련한 행정관청의 처분이 부당하며 국가를 상대로 1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1·2·3심에서 모두 원고 패소해 법원에 앙심을 품었다고 한다. 그는 대법원장 차량의 번호와 출근시간을 확인해 범행을 준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남 씨를 현장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으며, 범행 유류물 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28일 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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