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고위급-실무급회담 중단되면서 미북·남북 정상회담 개최도 불확실
北, ‘만나자’는 미국 요청에 침묵만...유엔 대북인권결의에는 거세게 반발
“김정은, 미국 얕잡아 보고 있나” 미국 內 커지는 군부와 의회의 불만 목소리
文대통령,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 만나 극적 타결에 나설지 주목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고 7일 밝혔다. 미 국무부는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고 7일 밝혔다. 미 국무부는 "서로의 일정이 허락될 때 회담 일정이 다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7월7일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오른쪽) 국무장관이오찬장에서 김영철의 안내를 받는 모습(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북한 비핵화 문제를 외교적 대화로 풀어보겠다며 '김정은 수석대변인' 역할에 나선지 8개월여가 지났다. 그러나 현재 미북대화는 사실상 '올 스톱' 상태다. 미북 고위급회담은 이달 초 북한 요청으로 개최 하루 전날 전격 무기 연기됐다. 미북 실무회담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하루빨리 만나자’는 미국의 요청에 북한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초로 예견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불확실해졌다. 미북 정상회담의 구체적 일정을 조율할 통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연내 서울 답방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한편 그 동안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노릇을 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또다시 이번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 만나 극적 타결에 나설지 주목된다.

●美北고위급회담, 북한 요청으로 전날 전격 연기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8월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날 오전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 취소 결정에 앞서 열린 핵심 참모들과의 북한 관련 회의 관련 사진을 게시했다.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폼페이오 국무장관,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마이크 펜스 부통령.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전화로 합류했다(연합뉴스).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8월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날 오전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 취소 결정에 앞서 열린 핵심 참모들과의 북한 관련 회의 관련 사진을 게시했다.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폼페이오 국무장관,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마이크 펜스 부통령.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전화로 합류했다(연합뉴스).

지난 7일, 다음날로 예정됐던 미북(美北) 고위급회담이 북한 요청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앞서 5일 미 국무부가 성명을 통해 고위급 회담의 장소와 시간을 공식 발표한지 불과 이틀도 안 돼 벌어진 일이다.

또한 공교롭게도 이날 국내 언론엔 북한 김정은이 "미국에 핵리스트를 주면 미국의 공격 타깃이 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실상 핵리스트 제출을 거부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국회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김정은이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에게 “북미 간 신뢰가 아직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핵물질·무기, 운반 수단의 리스트를 신고하라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보면 공격 목표 리스트를 제출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북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후 미국 측은 다시 북한에 “11월 28일까지 만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까지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30일부터 이틀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떠나기 때문에 사실상 이달 내 미북 고위급회담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 실무회담도 제자리 걸음: 스티븐 비건 대표, 최선희 3개월 넘게 못 만나

미북 고위급 회담이 무기 연기되면서 미북 실무회담 역시 제자리 걸음이다. 미북은 12월 둘째 주 미 워싱턴 DC에서 실무회담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임명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의 만남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협상 진전을 위해 실무 대화를 바라지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관리들과의 협상을 꺼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8월 23일 당시 4차 방북을 앞두고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임명하며 “외교적 진전”을 만들기 위해 함께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건 특별대표의 일정은 초반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하루만에 전격 취소되면서 비건 특별대표의 첫 ‘출정’도 무산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충분한 진전이 없어서”라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이후 답보 상태에 빠졌던 미북협상은 지난 9월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활력을 찾은 듯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남북 정상회담 ‘환영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도 북한과 즉시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은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미건 특별대표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한 측 관리와 최대한 빨리 만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비건 특별대표와 최선희 간의 실무라인 가동도 계속 미뤄졌다.

이후 지난 10월 7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당시 비건 특별대표도 임명 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지만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의 상견례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선희 부상은 이 기간 중 중국과 러시아를 찾아 ‘제재 완화 요구’ 목소리를 높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직후 기자회견에서 비건 특별대표의 북한 측 상대가 최선희 부상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또한 비건 특별대표도 최 부상에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 조율을 위해 최대한 빨리 만날 것을 제의했다.

이후 지난달 16일부터 비건 특별대표가 유럽 순방에 나서며 최선희 부상 측과 접촉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달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되면서 뒤따라 열릴 예정이던 실무회담 개최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7일(현지시간) 미북이 12월 둘째 주 미 워싱턴 DC에서 실무회담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RFA는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의 발언을 인용, 12월 둘째 주에 미국 워싱턴에서 비건 대표와 최선희 간 실무회담이 열릴 예정이고, 비건 대표가 12월 둘째 주 일정까지 비워둔 상태였지만,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12월에 미북 실무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이제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RFA는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대로 내년 초에 미북정상회담을 개최하려면 서둘러 고위급, 실무회담이 열려야 하는데, 미국과 북한이 서로 먼저 양보하라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워싱턴 내 미국 전직 관리들과 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북한이 이른바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며 실무 협상을 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은 실무 협상에서 제기될 세부 사항을 진전시키는데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그랬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협상을 해야 더 큰 양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북한의 판단”이라며 “또한 김정은이 실무협상에서 다루게 될 핵 리스트와 검증 등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미북 간 실무라인이 사실상 ‘올 스톱’ 상태에서 미국과 한국은 지난 20일 비건 특별대표와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이 주도하는 ‘워킹그룹’을 출범시켰다. 폼페이오 장관은 20일 이도훈 본부장 등 한국 대표단이 한미 워킹그룹 1차 회의를 위해 미 국무부 청사에 도착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 비핵화가 남북관계 증진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을 원한다는 것을 한국에 분명히 밝혔다”며 "한국이 미국의 의견이나 생각을 듣지 않은 채 단독 행동을 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 워킹그룹의 출범에 대해 “두 나라의 말과 행동이 같은 페이지에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文정부 핵심 대북인사들과 인연 깊은 앤드류 김 코리아미션센터장 전격 경질

한편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등 미북 비핵화 협상의 막후 조율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해왔던 앤드류 김(한국이름 김성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KMC)이 12월 퇴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 해스펠 CIA국장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김 센터장의 퇴임 사실을 확인했다.

김 센터장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CIA 국장으로 재직할 때 한반도 문제 관련 최측근 참모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장관이 된 후 지난해 5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특수조직으로 KMC를 창설하고 책임자로 CIA의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였던 은퇴한 김 센터장을 영입했다.

그 동안 김 센터장은 미북 비핵화 협상의 ‘키맨’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의 네 차례 방북에 모두 동행했다. 또한 김정은과 면담이 있을 때마다 배석했으며 통역을 맡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관련 회의를 소집했을 때도 참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0월 7일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은과 회동할 때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동석했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의 일정 확정에는 그가 미리 평양에 들어가 실무 정지작업을 한 공이 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센터장의 경질로 미북 비핵화 대화를 둘러싼 교착 국면에서 미북협상이 더욱 차질을 빚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한미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앤드루 김 센터장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5촌 외종조카(어머니 사촌 형제의 아들)로 알려졌다. 사석에서 앤드류 김 센터장은 정 실장을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센터장은 평소에도 정 실장과 자주 소통하며 외교, 안보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이 김 센터장과 친척 관계라는 점이 미국의 신뢰를 얻고 맥매스터 보자관 및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 등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또한 그는 서훈 국정원장과 서울고 동문이다.

● 김정은 연내 서울 답방 무산되나?

미북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남북 대화에도 이상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김정은의 연내 서울 답방을 추진해왔던 청와대와 정부는 최근 ‘대화 거부’로 나오는 북한의 태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이날 한 일간지에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태도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며 “G20 순방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참모들과 가진 티타임에서도 북한의 협상 재개 움직임이 없다는 보고를 받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와대 내에서 김정은의 서울 방문과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등 예정했던 스케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당초 청와대는 지난 23일 남북 철도연결공동조사에 대한 유엔과 미국의 예외 인정을 확보해 미북 대화가 곧 재개될 것으로 기대했다.

문재인 정부는 내년 봄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 독수리 훈련(FE)의 범위를 축소하기로 미국과 합의하는 등 다양한 사전 정지작업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국의 고위급 접촉 제안에 대해 침묵하자 청와대 분위기는 심각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의 ‘비핵화 진정성’을 미국에 보장한 건 청와대와 정부였고, 철도 연결 공동조사도 이 ‘진정성’을 바탕으로 미국을 설득한 결과였다”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오지 않을수록 우리 책임도 무거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지난 26일 김정은의 답방이 올해를 넘길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상황이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여러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며 ‘연내 답방 추진엔 변화가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후퇴했다.

●北, ‘만나자’는 美 요청에 침묵...유엔 대북인권결의안엔 강력 반발

북한은 26일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 채택에 참여한 한국정부와 미국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모처럼 마련된 조미(북미), 북남관계 개선 국면에서 함부로 경거망동하다가는 모든 것이 수포가 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분별있게 처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유엔이 제재 면제 조치를 취한 남북철도연결 공동조사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26일 한국정부가 이번 주 후반 철도 공동조사를 시작하는 일정을 제의했지만 북한으로부터 아직 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수차례 ‘철도 사업 이행’을 강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美北정상회담, 내년 초 개최도 불확실

2차 미북정상회담의 구체적 일정과 장소 등을 결정하는 고위급회담이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내년 1월 초로 거론되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美군부와 의회의 커지는 목소리, 강화되는 대북제재

미 국무부를 중심으로 한 미북 비핵화 대화가 교착국면에 접어들면서 미 군부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26일 한국정부의 요청에 따라 미군 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전개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했다고 밝히고 만약 한미연합훈련의 유예가 지속되면 실제로 훈련을 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찰스 브라운 사령관은 “우리는 외교적 협상을 궤도에서 탈선시킬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다”며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등 한미연합훈련의 유예가 한국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연합훈련의 규모를 재조정하는 식으로 수위가 조절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폭격기 임무의 총량은 같으며 중단한 것은 한국 상공(에서의 비행)이다. 우리는 일본과 호주에서 폭격기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한미군사훈련 유예는) 준비태세에 영향을 주기 전까지 계속될 수 있다"며 "만약 우리(한미)가 훈련 유예를 지속하면 실제로 훈련을 하는데 몇 가지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은 이날 공개된 미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로버트 브라운 사령관은 “군사훈련은 매우 매우 중요하고, 평화유지에도 도움이 되며, 진정한 억지력으로 인식된다”며 “나는 그것이 그들(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들은 (한미 간) 긴밀한 관계를 보고 ‘우리가 분명 패할 텐데 왜 이들과 싸우려고 할까’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대급 이상의 상위급 훈련은 한반도 밖에서 실시하고 있다”며 “최근 하와이, 루이스-맥코드 합동기지, 워싱턴주, 심지어 알래스카에서도 (한반도에서의) 몇 가지 상황을 놓고 훈련을 했으며, 여기에 한국군도 초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많은 병력이 올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한국에서 훈련하는 것만큼 좋진 않다”며 “그러나 훈련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분명히 더 낫다는 것만큼을 확실하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편, 미 상원의원들은 미국의 대북 인내가 한계치에 도달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의원은 27일 VOA에 “북한이 핵, 미사일 실험을 계속 중단하는 한 미국은 북한 비핵화 조치를 기다려줄 수 있다는 식의 접근법은 좋은 방식이 아니다”며 “미국은 지금 북한의 비핵화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가드너 의원은 “대북협상과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인내’는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미국은 대북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외교위 소속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합의에서 미국이 얻은 유일한 것은 현재로선 ‘북한의 극적인 핵·미사일 공개 실험 중단’”이라며 “북한은 비핵화를 시작할 시기와 방법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도 대북협상에서 “인내는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며 “미국은 그(인내를 끝낼) 지점에 빠르게 도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은 솔직히 김정은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미국을 얕잡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文대통령, 또다시 ‘북한 수석 대변인’으로 나서나?

그동안 북한 수석 대변인 역할을 자청한 문재인 대통령이 또다시 현 미북 교착상태 타결에 나설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검증 의사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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