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과방위원들 "'이념장사' 못하게 할 종합대책 필요" "기획자 파면하라"
EBS에 직접 '긴급 현안보고' 촉구하기도…이효성 방통위원장 "저도 우려 갖고있다"

EBS(한국교육방송공사)의 자회사인 EBS미디어가 '586 운동권' 출신 인사가 운영하는 교구업체와 협력해 북한 김정은을 미화하는 입체퍼즐을 만들어 판매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야권에서는 EBS 등을 '빨치산 조직'에 빗대며 좌편향 교육을 강력히 질타해 이목을 끌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6일 전체회의에서 '좌파여권 편향'을 넘어 친북(親北) 교육의 영역까지 발을 들인 EBS를 추궁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던 관련 예산 '삭감' 압박을 강화했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경남 진주시갑·재선)은 EBS를 '연탄가스'에 빗대면서 "이 방송이 국민의 건전한 사고를 질식시키고 있다. 청년들의 건강한 사고를 해치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슨 빨치산 조직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거리냐. 더 이상 이념장사를 못하게 하는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분개하며, 대안으로 EBS 예산삭감과 인적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대출 의원이 언급한 빨치산(partizan)은 사전적으로 "적의 배후에서 통신·교통 시설을 파괴하거나 무기나 물자를 탈취하고 인명을 살상하는 비정규군"을 뜻하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6.25 전쟁 전후에 각지에서 활동했던 공산주의 게릴라를 가리키는 데 쓰여왔다. 주로 무고한 민간인들 틈에 숨어 반(反)정부 활동을 전개하고 동조자를 늘리는 등, 종국에는 소수 인원으로도 큰 콜래트럴 데미지(군사 행동으로 인한 민간인 인명피해)를 유도·야기한다는 점에서 비(非)인간적 전술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아동교육의 영역에서 '전쟁범죄를 사죄하지 않은 3대 세습독재자이자 인권가해자' 김정은의 이미지를 세탁하는 상품을 판매한 것이 방법론상에서 이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빨치산' 비유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사진=연합뉴스)

같은당 최연혜 의원(비례대표·초선)도 "EBS 예산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EBS가 거듭 개선한다는 의지를 밝혀 그 조건을 달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며 "그런데 EBS는 개선할 의지도 없고 생각도 없고 국민과 국회를 우롱하고 있기 때문에 예결위에 넘어가있는 EBS 예산안을 상임위 차원에서 삭감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중 의원(서울 서초구을·초선)은 "지난번에도 EBS에 대한 편파성을 지적했는데 이걸(김정은 입체퍼즐) 기획한 사람이 누군지 확인해서 파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BS 유시춘 이사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누나인 점을 걸고 넘어졌다. 또 KBS PD 출신이자 정연주 전 KBS 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장해랑 EBS 사장의 능력과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정용기 의원도 "공영방송인 EBS가 김정은을 세계 최연소 국가 원수, 한반도 평화를 여는 지도자, 정치적 입지를 굳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약속을 했다, 세계평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지표를 마련했다는 등 영웅으로 미화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EBS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고 질의를 해야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일 과방위에 출석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저도 우려를 갖고 있다"며 "EBS의 문제가 있는 것은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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