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지사 집무실도 압수수색...평소보다 늦게 출근해 "아내 자유롭게 되길 희망"

검찰이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사건과 관련, 이재명 경기지사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27일 성남시 분당구 자택과 이 지사의 경기도청 집무실을 압수수색했지만 휴대전화 확보에는 실패했다.

수원지검 공안부(김주필 부장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된 김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 50분부터 오후 12시 10분까지 이 지사의 성남시 분당구 자택과 경기도청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2013년부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2016년 7월 중순 아이폰으로 교체했고, 올해 4월 끝자리 '44'인 휴대전화 번호가 인터넷에 공개돼 욕설 메시지가 쇄도하자 휴대전화 단말기는 물론 번호까지 교체한 바 있다. 기존에 있던 아이폰은 '이용 정지'로 해놨다가 최근 단말기만 교체한 채 끝자리 '44'번은 계속 '이용' 상태로 두고 있다.

김씨가 2013년부터 올해 4월까지 사용해 온 휴대전화 단말기는 5대였고,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삼은 단말기는 이 중 3대였다.

하지만 검찰은 3대 중 1대도 압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씨 측은 휴대전화 행방을 묻는 검찰 수사관에게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대답했다고 한다.

앞서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각각 올해 4월과 2016년 12월 올라온 전해철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에 대해 "자한당과 손잡았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글과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가 취업 특혜를 얻었다며 명예를 훼손한 글은 이 아이폰에서 작성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분석됐다. 검찰은 이 아이폰을 확보하는 것을 확보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이다.

한편 검찰 수사관들은 이 지사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비서실 안에 도착했을 당시 비서관의 진입 제지로 한동안 발이 묶였었다.

평소보다 늦게 출근한 이 지사는 도청 집무실 압수수색에 취재진에 "검찰이 일상적으로 하는 수사활동이니까 충실히 협조해서 끝내고,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 과정을 통해 사건의 실체가 빨리 드러나서 아내가 자유롭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경찰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지 8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김씨에 대한 공소시효 만료일은 다음 달 13일이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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