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태평양공군사령관 "한국정부 요청으로 폭격기 한반도 상공비행-한미연합훈련 중단"
美태평양육군사령관 “한미연합군사훈련 상위훈련은 한반도 밖에서 실시 中”
한국 국방부 "이런 사안은 한쪽의 일방적 주장 따르는 게 아니라 한미간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사안"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미 국방부 홈페이지 화면 캡처)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미 국방부 홈페이지 화면 캡처)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26일(미 동부시간) 한국정부의 요청에 따라 미군 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 비핵화 협상을 위해 유예된 한미(韓美)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은 “한반도에서의 상위급 훈련은 한반도 밖에서 실시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훈련할 때만큼 좋지는 않지만 훈련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단 낫다”고 밝혔다.

찰스 브라운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이날 미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외교적 협상을 궤도에서 탈선시킬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밀리터리타임스 등 다수의 미국 매체들이 전했다.

미국 군사전문 매체 밀리터리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여름 한미연합훈련 유예를 발표한 이후 미 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밀리터리타임스에 따르면 브라운 사령관은 “폭격기 임무의 총량은 같으며 중단한 것은 한국 상공(에서의 비행)”이라며 일본과 호주에서 폭격기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공군은 B-1B, B-52, B-2와 같은 전략폭격기를 괌에 배치하고 정기적으로 일대에서 훈련을 벌이며 북한 등에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또한 그는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등 한미연합훈련의 유예가 한국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연합훈련의 규모를 재조정하는 식으로 수위가 조절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면서 한미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미국의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전개가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면서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등 대형 한미연합훈련이 중지됐거나 연기됐다. 또한 내년 봄으로 예정된 독수리훈련도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운 사령관은 “우리는 원래 계획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우리의 (연합)훈련들을 하고 있다”며 “훈련에 변동을 주는 지침이 있을 때까지는 계속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한미군사훈련 유예는) 준비태세에 영향을 주기 전까지 계속될 수 있다"며 "만약 우리(한미)가 훈련 유예를 지속하면 실제로 훈련을 하는데 몇 가지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연합뉴스)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연합뉴스)

한편 미 태평양 육군사령관은 이날 공개된 미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을 미 육군이 어떻게 상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브라운 태평양 육군사령관은 주일(駐日) 미 육군과 하와이 소재 25보병사단, 주 알래스카 육군 등을 통솔하는 자리다. 4성 장군인 브라운 사령관은 2016년부터 태평양 육군 사령부를 이끌고 있다.

브라운 사령관은 “한반도에서 대대급이나 그 이하 단위의 훈련을 한반도에서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작은 단위에서의 훈련은 상당히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보다 높은 단위의 훈련은 한반도 밖에서 실시하고 있다”며 “최근 하와이, 루이스-맥코드 합동기지, 워싱턴주, 심지어 알래스카에서도 (한반도에서의) 몇 가지 상황을 놓고 훈련을 했으며, 여기에 한국군도 초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많은 병력이 올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한국에서 훈련하는 것만큼 좋진 않다”며 “그러나 훈련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분명히 더 낫다는 것만큼을 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군사훈련은 매우 매우 중요하고 평화유지에도 도움이 되며 진정한 억지력으로 인식된다”며 “나는 그것이 그들(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들은 (한미 간) 긴밀한 관계를 보고 ‘우리가 분명 패할 텐데 왜 이들과 싸우려고 할까’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브라운 사령관은 지난 몇 년에 걸친 북한의 도전(challenge)이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이상 한국과 일을 하면서 한미동맹이 이토록 대단히 견고한(rock solid) 적은 없었다”고 했다.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이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미군 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을 중단시켰다고 한 데 대해 한국 국방부는 27일 "이런 사안은 한쪽의 일방적 주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한미간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군 폭격기의 한반도 전개를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중단했다는 사실이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최 대변인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제한이 되지만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한미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서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며 "진행 중인 사항은 중간에 변화 가능성이 있어 결정이 나면 말씀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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