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규제로 금융업 모두 매각해야

롯데그룹이 금융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를 가질 수 없다는 '금산분리' 규제 때문이다. 

롯데지주는 27일 "201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그룹 내 금융 계열사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이들 회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최적의 인수자를 신중하게 검토해 선정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롯데와 전략적 방향을 같이 하면서 롯데 임직원들을 보호하고 존중해 줄 인수자를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2002년 동양카드를 인수한 지 16년 만에, 롯데손해보험은 2008년 대한화재를 사들인 지 10년 만에 매각된다. 롯데는 우선 롯데카드 매각을 위해 대표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법률자문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맡았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로 풀려난 뒤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 본격적으로 금융 계열사 매각에 착수했다. 롯데는 신 회장 석방 이후 지난달 식품, 유통 부문에 이어 롯데케미칼 등 화학 부문을 롯데지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설립, 지주사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2년 이내에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들을 정리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을 93.8%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롯데그룹의 대표적 금융 계열사는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와 함께 롯데캐피탈이 있다. 하지만 롯데캐피탈은 이번에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롯데캐피탈은 롯데손해보험 등과 달리 일본 주주가 많으며 실적이 좋아 매각을 미룬 것으로 분석된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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